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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스마트폰 판매 줄어…인텔·마이크론 `최악의 시간` [월가월부]
2022-09-08 16:33:28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한때 '산업의 쌀'로 불리며 대세 상승장을 누렸던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 7월 이후 이어진 '여름 랠리'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월가에선 이들의 이익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6% 반등해 2611.5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반등했지만 직전 거래일까지 7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이후 8일 만에 약 12.10% 급락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34.29% 떨어졌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급락한 이유는 다양하다. 연초 이후 계속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대부분 기술주로 분류되는 반도체 관련주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에 직격탄이 됐다. 이에 더해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수요 부진 등이 종합적으로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막은 것이 가장 최근에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을 위협한 소식이었다. 대상 반도체 제품들은 엔비디아의 A100과 그 후속작인 H100으로, 이들은 주로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기술 등에 활용된다. 엔비디아는 이번 제재로 3분기 매출에서 약 4억달러 규모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고, 주가도 급락했다.

이에 대해 매슈 램지 코웬 연구원은 "연쇄 효과까지 포함하면 엔비디아가 받을 실질적인 타격 규모는 4억달러 이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기업들에 닥친 가장 큰 악재는 이익 하락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마켓워치가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기업 12곳 중 8곳에 대한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6월 말 이후 하향 조정됐다.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마이크론(-51%)이었고 엔비디아(-31%), 인텔(-26%) 등 대형 종목들도 순이익 컨센서스가 떨어졌다. 12곳 기업은 평균 약 9.25%의 하락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도 반도체 종목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댄리 씨티그룹 연구원은 지난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포트가 나왔을 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약 2700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025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댄리 연구원은 "2분기 어닝 시즌에서 팬데믹 이후 최초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익 전망이 감소했다"며 "PC·스마트폰 판매량 감소가 가장 큰 악재로 꼽히고 있고, 비교적 좋다고 평가받는 자동차, 산업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수요 감소에 대한 힌트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최악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전방 산업의 부진이다. 팬데믹 때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급증했던 PC·스마트폰 판매량이 올해 들어 크게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PC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9.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PC 판매량은 약 11% 증가했지만 올해는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분기 PC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어 9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트너는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년 대비 5.8%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PC 기업인 델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PC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델은 3분기(10월 마감) 매출 전망을 263억달러에서 244억달러로(밴드 중간 기준) 약 8% 하향 조정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델은 기존에 6%였던 매출 성장 전망을 0~2% 수준으로 낮췄다.

제프 클라크 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분기 동안 PC 산업에서의 수요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며 "남은 하반기에도 거시경제 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고 관리를 중요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를 사용하는 제품들의 판매량이 떨어지자 반도체 재고 문제도 수면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7월 31일 기준 약 38억8900만달러 규모의 재고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30일(26억500만달러)과 비교해 49.28% 늘어났다.
AMD는 6월 25일 기준 재고 규모가 26억480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12월 25일 기록했던 19억5500만달러보다 약 35.44% 늘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마진 급감은 매출 감소 영향보다는 재고 평가손실이 12억2000만달러 발생한 영향이 컸다"며 "매출 감소에도 재고가 전 분기 대비 증가했는데, 만일 재고 평가손실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재고는 무려 51억달러가 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재고 평가를 정리하고 가는 엔비디아의 사례는 다른 재고가 많은 반도체 업체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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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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