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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재` 속 썩이더니…이제 美中갈등에 `장비` 비상
2021-11-18 17:57:07 

◆ 美·中 반도체 패권전쟁 ◆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장비 반입 금지 카드를 꺼내들면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약점으로 꼽히는 장비발(發)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반도체 업체가 사용하는 핵심 장비 대부분은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는 세계 1위이지만 1~2개 업체로부터 핵심 장비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소부장 2.0 전략을 도입한 지난해 7월 이후 국내 장비 산업은 국산화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소부장 수입 총액은 1405억원으로 전년보다 40%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62.6%가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장비에 집중돼 있다. 무역수지를 살펴보면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억달러와 79억달러 늘었지만, 장비 분야는 38억달러 적자에서 89억달러로 적자폭이 오히려 커졌다. 소부장 중에서 장비가 가장 취약하다는 얘기다.

일본에 대한 장비 의존도가 높은 것 또한 마찬가지다. 올해 7월까지 수출입을 분석해보면 대일 장비 수출은 4억달러 수준으로 전년과 같지만, 수입은 38억달러에서 48억달러로 2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35%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장비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장비를 자유롭게 수입할 수 없는 환경이 되면 이에 따른 대응이 쉽지 않을 정도로 관련 기업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7월 미국이 네덜란드에 중국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SMIC는 14나노 공정과 그 이후의 공정 업그레이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이후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규모 직접 투자를 단행하고 파격적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SMIC 살리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김태민 KOTRA 중국 시안 무역관은 "핵심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반도체 세제 혜택은 산업 발전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사무국장은 "단순히 장비 전체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ASML 등이 공급하는 일부 핵심 장비는 국산화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언제든 핵심 장비 수급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원활하지 못할 경우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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