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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몰래 웃게 한 두 나라…러시아 에너지 왕창 사줬다
2022-06-10 17:39:09 

서방의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치 확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 수출 수익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인정했다. 미국과 유럽으로의 판로가 막힌 러시아가 중국·인도에 수출량을 늘리면서 서방의 제재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상원 유럽·지역 안보협력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안보특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느냐는 질문에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치를 확대해왔다.
영국과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3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꺼내들었으며, 유럽은 석탄 금수에 이어 최근엔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서방의 대러 에너지 제재로 석유·가스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급등하는 추세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23달러를 넘어서 3개월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서방으로의 판로가 막힌 러시아가 주요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에 많은 양의 석유를 헐값으로 판매하고 있어서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인 인도가 지난달 러시아산 석유를 하루 평균 84만배럴 사들이면서 4월보다 두 배 이상 수입량을 늘렸으며, 6월에는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석유를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대러 제재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러시아가 판매가를 낮춰도 더 많은 수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호크스타인 특사는 "중국과 인도에 판매되는 러시아산 석유는 다른 나라보다 낮은 가격"이라면서도 "세계 시장 가격 급등으로 러시아 수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는 최근 '러시아산 석유' 유통의 핵심 허브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핀란드 헬싱키 소재 싱크탱크 '에너지 및 청정공기 연구센터' 분석 자료, 해운 기록 등을 인용해 인도 정유사들이 사들인 러시아산 원유가 휘발유, 디젤 등의 정제유 형태로 대서양 일대에 수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의 에너지 부문 수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석유·가스 부문 수입은 지난 1월 7945억루블에서 지난 4월 1조7977억루블로 2배 넘게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 5월 러시아 석유 부문 수입이 연초보다 50% 증가한 2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서방 정책으로 형성된 유가를 고려하면 러시아는 아무런 손실을 입지 않았다"면서 "올해 러시아의 에너지원 수출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서방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를 수년간 스스로 끊지 못할 것"이라며 서방의 제재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이 중국·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막기 위해선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유력한 제재안으로 거론되지만, 현재까지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날 호크스타인 특사도 "최근 인도 당국에 많은 양의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면서도 "러시아산 원유 판매에 대해 미국이 '제3자 제재'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매를 금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의 구매 상한선을 두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호크스타인 특사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수입을 줄이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에서 치솟고 있는 연료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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