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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앤트레터] 용수철처럼 튀는 美 항공수요…지금 투자해도 될까
2021-03-18 10:36:05 



"5~6주 전부터 항공예약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목격했다. 시장에 확신을 갖게 되는 것과 동시에 일어났다. 사람들이 봄과 여름 여행을 위한 예약을 시작했다."

델타항공 CEO인 에드워드 바스티안(Ed Bastian)가 지난 15일(현지시간) JP모간 컨퍼런스에서 한 말입니다.


바스티안 CEO는 "1분기는 3월부터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에 크게 나아지지 않지만, 앞으로는 실적 회복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긴 설명이 필요없을 거 같네요.

붐비는 마이애미비치 사진이 외신에 계속 뜨고 있네요.

제 주변에도 "참을만큼 참았다. 이제는 가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네요.

제가 살고 있는 뉴저지주는 인근 뉴욕주, 펜실베이니아주, 코네티컷주, 델라웨어주까지가 이동 한계선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이를 넘어서는 곳으로 여행을 다녀올 경우 격리 대상이 됩니다.

다시 말해 비행기를 타고는 여행갈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 지역 거주자들이 봄방학 시즌인 이달 하순에 플로리다를 가겠다고 나선 것은 여행을 다녀와서 격리를 감수하겠다는 뜻입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뉴욕(뉴저지 뉴어크 공항 출발이 가장 저렴)~마이애미 왕복 항공권 최저가가 632달러까지 치솟았네요. 구글에 따르면 이 구간 왕복 항공권 평소 가격(120달러~495달러)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뉴욕 지역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통계 업데이트가 느리기로 악명 높은 미국이지만 항공 통계만큼은 비교적 빠르게 나오고 있는데요.

매일 업데이트되는 TSA(미국교통안전청)의 공항이용객수 통계가 유용합니다. 올해 연초(1월 1일~4일)을 제외하곤, 2월까지 일일 이용객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일부터는 100만명~13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이맘 때부터 항공 여객수가 크게 감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 곧 올해 탑승객수가 지난해 수준을 추월할 듯 합니다.

뉴욕 관련 소식을 모아 뉴스레터를 보내주는 '테크:NYC'에서 최근 흥미로운 설문 조사를 공개했는데요.

여행재개 시점에 대해서 86.4%가 연내라고 대답했습니다. 재개 시기 답변을 구체적으로 보면 33.9%는 올해 여름을 꼽았습니다. 가을·겨울을 꼽은 대답은 28.8%였고, 이미 준비가 됐다는 대답도 11.9%로 나왔습니다.

미국 빅3(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항공사 CEO들은 이런 흐름이 불가역적으로 돌아왔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인데요. 앞으로 미국 항공주 투자에는 어떤 점을 봐야할까요?

본격적인 회복은 국제선 시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직까지 각국의 격리 규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 국제선 시장 회복은 매우 더딘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인천~뉴욕 왕복 노선의 탑승률은 여전히 10~15% 에 그치는 등 대표적인 수익 노선인 한·미 노선 탑승률은 여전히 극도로 낮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 도착 후 14일 격리규정이 완화되지 않는 한 탑승률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더군요.

최근 회복세는 미국 국내선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참고로 항공사들의 미국 국내선 매출 점유율은 아메리칸에어(17.6%), 델타(17.5%), 사우스웨스트(16.9%), 유나이티드항공(14.9%) 순입니다.

국내선보다는 앞으로 국제선 회복 정도에 따라 항공사들의 실적 회복 속도에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미국 주요 항공사들의 지난해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은 아메리칸에어(59.5%), 유나이티드항공(44.4%), 사우스웨스트(32.5%), 델타항공(25.4%) 순입니다.

이번 위기를 겪으며 프리미엄 항공사에 대한 평판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벼랑 끝으로 몰렸던 항공사들은 한때 승객들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도입했던 '가운데 좌석 비우기(BMS: Blocking Middle Seats)' 정책인데요.

유나이티드항공, 스피릿항공은 BMS를 잠시 도입했다가 팬데믹 초기에 폐지했습니다. 아메리칸에어는 지난해 7월 1일 BMS를 폐지했죠.

프론티어항공은 비용을 추가해서 BMS를 도입했다가 고객들의 원성을 샀고, 지난해 8월 31일까지 비행편당 20개 좌석만 남겨두는 정책을 유지했었습니다. 이후 모든 좌석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최근까지 BMS를 유지한 젯블루, 사우스웨스트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폐지했습니다. 하와이안항공은 지난해 12월 15일, 알래스카항공은 1월 7일 폐지했죠.

그런데 델타항공은 이를 4월 30일까지 연장했습니다. BMS는 탑승가능 인원의 1/3 예약을 포기하는 매우 고통스러운 정책입니다.

200달러 안팎이었던 예약변경 수수료 역시 항공사의 큰 수입이었는데, 지난해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권 판매가 급하자 폐지했었죠.

이 수수료 정책은 아메리칸에어, 델타항공이 주도했고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 등이 따라왔습니다.

다만, 이 수수료 폐지 정책은 3월 말까지 예약 등으로 제한 조건이 붙어 있는데, 4월 이후 예약에는 다시 부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항공사들이 수수료 변경 패널티로 얻은 수입이 2019년 기준 최소 28억달러이니, 이와 관련한 정책 변경 역시 항공사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스캇 커비(Scott Kirby) 유나이티드항공 CEO는 지난 15일 "예약 변경 수수료로 약 10억달러 수입이 있어 CEO가 아니면 폐지할 수 없는 정책이었다"고 실토했습니다.

각 항공사들은 이번 기회에 새로운 생존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델타항공은 팬데믹 이후 편대 단순화 정책을 주요 비용 절감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 13개로 되어 있는 항공기 종류를 2025년까지 9개 기종으로 단순화시키는 작업인데요. 보잉 777, 보잉 737-700, 보잉 767-300 기종들을 순차적으로 퇴역시킬 계획입니다.

기종 단순화는 정비비용을 줄일 수 있고, 조종사 등 운항인력의 효율성도 기할 수 있어 항공사들이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에어는 동맹 강화를 새로운 전략으로 밀고 있죠.

더글라스 파커(Douglas Parker) 아메리칸에어그룹 CEO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지난 2월 알래스카항공과 제휴를 한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젯블루와 제휴했다"며 "이런 파트너십은 팬데믹 기간이라 가속화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팬데믹 기간을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ESG 역량 강화를 위한 기회로 삼았습니다.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CEO는 "온실가스 포집 기술 등을 활용,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00% 감축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지난해 일부 어렴풋이 희망의 불빛를 보기는 했지만 헛된 희망었다"며 "이제는 진짜 희망의 불빛 (real glimmers of hope)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인들에게 항공 교통은 우리에게 KTX, 고속버스처럼 자주 접하는 생활 속 교통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못한 지난 1년의 공백은 블랙아웃과 같은 기간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백신 보급이 주요 선진국 중에 가장 빠른 편이기 때문에 항공 여행 수요의 회복 탄력성은 그 어느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상 최악의 터널에서 서서히 빠져나온 항공사들이 어떻게 다시 날아갈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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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범 매일경제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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