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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쇼트` 주인공 버리, 증시 경고음…FOMC 등 이번 주 이벤트는?
2022-05-02 15:39:55 

미국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경제 침체 우려 탓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GFC) 이후 최악의 월간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유명한 공매도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가 또 다시 역대급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오는 3~4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회의를 열기 전 나온 경고라는 점에서 시장 눈길을 끌고 있다.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를 이끌고 있는 버리는 GFC 를 예상한 후 공매도로 큰 돈을 번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이다.

1일 버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장 상황이)"타이타닉 호 같은 느낌이라면 이 사건을 생각해보라"면서 사상 최악의 해난사건인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 침몰 사고'에 관한 링크를 올렸다.
해당 사고는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를 호위하던 어뢰정 지도부 내 이견과 의사소통 실패 탓에 일어난 것인데 버리가 이를 언급한 것은 최근 세계 경제를 뒤덮은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속 경기 침체) 위기에 이 사건을 빗대어 지적하려던 의도로 풀이된다.

이 사고는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1월, 독일 나치가 소련군의 맹공격 탓에 부상을 입은 병사들과 민간인 약 1만명을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에 태워 이주시키던 중 배가 소련 공격을 받아 9000여명이 사망한 사상 최악의 해난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배를 호위하던 어뢰정 지도부의 혼란 등은 연준 인사들의 인플레이션 진단과 대응 실패, 소련의 공격은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전' 선포 리스크, 대규모 인명 피해는 현재 뉴욕 증시 투자자 뿐 아니라 수많은 소비자들이 치뤄야 하는 '인플레이션 비용'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번 주 중반부인 오는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는 5월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자 회견을 통해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그간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을 토대로 볼 때, 연준이 5월 회의를 기점으로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50bp(=0.50%p) 인상하고(연 0.25~0.50% → 0.75~1.00%), 매달 950억달러 규모 양적 긴축(QT·연준이 보유 국채 등 자산을 시장에 내다팔아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것)을 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뉴욕증시에서는 S&P 500 지수 상장 기업의 약 3분의 1이 이번 주에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백신주'로 떴던 대형 제약사 화이자를 비롯해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핀테크·블록체인' 대장주 블록(옛 스퀘어 SQ), '미국 리튬 배터리 업체' 앨버말(ALB) 등이 줄줄이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인플레이션과 실적 피크 아웃(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둔화되는 것)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이 호실적을 낼 지 관심사다.

세계 증시를 들썩이게 만들 경제 지표도 줄줄이 발표된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미국 4월 제조업구매자지수'를 발표하는 데 이어 미국 노동가 '3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를 낸다. 미국에 이어 브라질과 영국도 기준금리 결정한다. 한편 FOMC 다음 날부터 미국 연준 인사들의 '블랙아웃 기간'이 해제된다. 블랙아웃이란 연준 인사들이 FOMC를 전후해 약 2주간 공개 발언을 삼가는 기간을 말한다.

이달 연준이 매파(긴축 선호) 정책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그간 시장에서는 연준의 대처가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미국 소비자 물가 지표가 매달 40여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내면서 꺾일 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두 자원부국이 전쟁에 돌입하자 물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고,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물가를 잡겠다며 긴축 정책을 강조하면 민간 소비·투자가 둔화돼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에 대해서는 메인 스트리트로 대표되는 연준 뿐 아니라 월 스트리트로 대표되는 시장도 입장이 혼란스러웠다. 일례로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지난 해 말까지만 해도 "2022년 하반기에 물가 상승세와 물류 대란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면서 낙관론을 펼쳤는데 최근 들어서는 "나는 폴 볼커 연준 의장이 하루 만에 금리를 200bp 올린 것을 보고 자란 세대인데 올해의 경우 (물가 탓에)연준이 금리를 연내 6~7번 인상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연준과 월가가 덩달아 혼선을 빚은 가운데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 달 29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 3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6.6% 올라 198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하루 전날 발표한 분기 실적을 보면 아마존의 올해 1분기 판매는 최근 12년을 통틀어 분기 기준 가장 느린 속도로 늘었다. 앞서 같은 달 14일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소매판매'는 직전 달인 2월보다 0.5% 늘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때문이다. 휘발유 판매를 제외한 3월 소매 판매는 2월보다 오히려 0.3% 줄었다.

뉴욕증시 투자자들도 손실을 보고 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4월 한 달 동안 13.26% 떨어져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애플과 아마존, 넷플릭스, 메타 플랫폼을 포함한 대형 기술 기업의 실적 부진 혹은 가이더스 하향 불안감 영향이다. 4월 한국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5위 종목은 모두 대형 기술주 관련 종목인데 이 역시 일제히 두 자릿 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투자 큰 손이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마저 올해 1분기 주식 투자 부문에서 16억 달러 손실을 봤다. '리틀 버핏'으로 불렸던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도 손실을 냈다. 올해 1월 넷플릭스 저가 매수에 나섰던 애크먼 회장은 넷플릭스 주가 급락 탓에 4억3500만 달러 규모 손실을 입었다. 애크먼 회장은 4월 주주 서한을 통해 "잘못된 투자 결정을 했을 때는 최대한 신속하게 반응해야 하는 만큼 올해 초부터 매입한 넷플릭스 주식 310만 주를 모두 팔았다"고 밝혔다.

주식 시장에서 '안전한 종목'으로 꼽히던 이른 바 빅테크(대형 기술주) 마저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물가·금리 급등세 탓이다. 연준이 물가 잡기를 위해 빅스텝(기준금리를 50bp이상 올리는 것)을 밟아가며 고강도 긴축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자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3%대에 육박한 상황이다. '장기 시중 금리 가이드라인'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수익률이 오르면 기술주로 대표되는 성장 기업 회사채 금리가 가파르게 뛰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를 부추기는 배경이다.

한편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면전을 선포할 가능성이 제기돼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 달 29일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블라디비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 9일께 국가 총동원령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특수작전이라는 말 대신 전쟁을 내세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월가에서는 '5월에 팔고 떠나라'는 말과 더불어 '관망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뉴욕증시는 통상 5월부터 할로윈이 있는 10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연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성적을 내고 이어지는 나머지 6개월 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는데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섣불리 매매하지 말라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사비타 수브라매니안 전략가는 지난 달 29일 투자 메모를 통해 "올해 S&P 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600에서 4500으로 하향한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증시가 약세장에 접어들면 S&P 500 지수가 연평균 32%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는 3분의 1정도가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1~4월 S&P 500 지수는 13.86% 떨어진 상태다.

다만 이른 바 빅테크 주식 매수에 대해서는 엇갈린 조언이 나온다. 투자사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벨 회장은 "6개월 전부터 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알파벳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20%에서 15%로 줄였으며 당분간은 추가 매수를 할 생각이 없다"면서 "나스닥 지수가 지금부터 올 가을까지 최대 10~12% 하락할 수도 있어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선임 연구원과 레이먼드 제임스의 애런 케슬러 연구원은 각각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을 장기적 관점에서 저점 매수하라는 입장이다.

시장 전반적으로는 오는 11월에 있음 미국 중간 선거 일정을 감안할 때 연말에 증시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지 매체 배런스는 UC 버클리 대학의 테리 마쉬 교수 등의 '자산 가격과 중간 선거, 정치적 불확실성에 관한 분석' 논문을 인용해 1871~2015년을 보면 중간 선거가 있는 해에는 뉴욕증시가 중간 선거 이후부터 반등해 연초부터 중간 선거 이전 기간 대비 15.31%포인트(p)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적어도 올해는 침체를 걱정할 때가 아니며 하반기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메리카 뱅크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급등 탓에 미국 무역 적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난 탓에 1분기 미국 경제가 1.4% 역성장했지만 여전히 소비·투자·고용 상황이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미국 경제는 침체가 아니다"면서 "2분기 이후 다시 성장세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2011년과 2014년을 보면, 2분기와 연간 성장률은 플러스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과 물가 급등·연준 긴축 여파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들어 섣불리 매매에 나서지 말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줄 자세한 경제 지표 일정은 월가월부 '미국주식다이어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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