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에 박차를 가한다.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양국은 회로선폭 2나노미터(㎚) 이하 기술 개발과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협력 틀 구축 등에 대해 합의할 방침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을 한 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협력안을 공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방미 전인 지난달 28일 하기우다 산업상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협력안의 골자는 각국이 보유한 기술과 소재의 강점을 살려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생산·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협력 범위는 현재 최첨단 기술보다 2세대가량 앞선 2나노미터 이하 제품과 미국 인텔사가 보유한 단일 웨이퍼에 칩을 연결하는 '칩렛(Chiplet)' 기술까지 포함할 전망이다.
미·중 대립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첨단 반도체 조달에서 대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데 대한 우려가 협력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전성기인 1980~1990년대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다. 1990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했던 일본은 현재 10% 정도로 점유율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한편 미국을 중심으로 대만, 일본이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3월 조 바이든 정부는 한국, 일본, 대만에 개별적으로 '반도체 칩4(Chip 4)' 동맹 결성을 제안한 바 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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