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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도 요금 안올린 T모바일…美통신주 빅3중 나홀로 방긋 [월가월부]
2022-08-02 17:30:36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증시 하락기에 대표적인 '방어주'로 분류되는 미국 통신주 빅3가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이들의 올해 2분기 실적과 주가 흐름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에너지, 부품 등의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요금을 인상한 버라이즌과 AT&T 주가는 하락하거나 부진한 반면 요금을 올리지 않고 고객 혜택을 늘리는 데 집중한 T모바일은 경쟁사들의 고객을 뺏어와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실적을 발표한 미국 1위 통신 기업 버라이즌 주가는 실적 발표 전일 47.66달러에서 1일(현지시간) 46.26달러로 3% 하락했다. 실적 발표 이틀 전에 주가가 50달러 이상이었음을 고려하면 하락 폭은 10%에 가까워진다.
시장 점유율 3위이자 지난달 21일 실적을 발표한 AT&T 주가도 실적 발표 전일 20.48달러에서 1일 18.73달러로 8.7% 하락했다. 반면 점유율 2위이자 지난달 27일 실적을 발표한 T모바일은 실적 발표 전일 이후 1일까지 주가가 133.91달러에서 143.79달러로 7.4% 상승했다.

버라이즌의 주가 하락 폭이 컸던 이유는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던 데다 올해 가이던스도 낮췄기 때문이다. 2분기에 버라이즌은 338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해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주당순이익(EPS)은 1.31달러로 컨센서스인 1.3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통신 기업들의 실적에서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지표인 후불 무선통신 가입자 수는 21만5000명 감소해 컨센서스인 26만8000명에 한참 못 미쳤다. 버라이즌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EPS 가이던스를 5.1~5.25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분기 예상치인 5.4~5.55달러 대비 감소한 수치다.

AT&T는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배당주에 중요한 잉여현금흐름도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해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영업자산에 투자하고 남은 금액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채권자와 주주에게 분배할 수 있는 현금이다. 또한 AT&T가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낮추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T모바일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실적을 내면서 올해 실적 가이던스도 상향했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197억달러를 기록해 컨센서스인 201억달러를 소폭 밑돌았지만 EPS는 예상치인 0.41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1.43달러를 기록했다. 1.43달러는 T모바일이 미국 4위 통신업체 스프린트를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후불 무선통신 가입자 수는 170만명 늘어나 시장 예상치였던 120만명을 넘어섰다.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18억달러로 컨센서스인 15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 가이던스도 이전 대비 5000만달러 늘어난 74억5000만달러로 높여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2분기 미국 통신 3사의 실적은 고객 충성도가 없는 상황에서는 가격 인상이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7일 "T모바일이 특히 업계 1위인 버라이즌에서 이탈한 고객들로부터 반사 이익을 누리는 것 같다"며 "AT&T와 버라이즌이 최근 요금을 6달러가량 올린 반면 T모바일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프로모션에 집중해왔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은 요금 체납이라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했다. AT&T는 요금을 인상한 이후 고객들이 요금을 평균 2일가량 체납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터 오스발딕 T모바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해 대비 요금 지급 연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과 주가가 상승한 T모바일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주가 전망도 통신 3사 중 가장 긍정적인 편이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T모바일에 대한 15개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모두 '매수'를 추천했으며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1일 주가 143.79달러 대비 22.82% 높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고, 하반기에는 스프린트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사의 성장성을 점치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도 T모바일은 가장 안정적이고 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T모바일은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간헐적으로 자사주 매입 정책을 펼쳐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마이크 시버트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블룸버그 방송에 출연해 "2023~2025년 6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시기는 조금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AT&T는 올해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했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배당 매력도가 올라갔다는 것이 장점이다.
1일 기준 AT&T의 연 배당수익률은 5.91%로 경쟁사인 버라이즌(5.54%) 대비 높은 편이다. 배런스는 AT&T의 올해 주당 배당금이 1.11달러로 계산되는데, 이는 지난달 21일 오전 주가 18.6달러(1일 주가 18.73달러)를 고려하면 연 6%의 배당수익률을 지급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높은 수치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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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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