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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터키 불안, 유럽 번질 수도 또 다른 위험이 다가온다
2020-09-21 09:41:31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8년, 터키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를 비롯해 여러 신흥국은 외환·금융위기에 직면했다. 해당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가운데 신흥국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다행히 미국 실물경기는 양호한 상태였기에 실제 위기는 터키, 라틴아메리카 중심으로 주로 미국과 경제적으로 괴리된 국가에서 발생하는 정도에 그쳤다. 미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거나 자체 경쟁력이 높아 수출기업을 통해 외환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에서는 외환·금융위기로까지 확대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축소하며 금리를 인상하던 중이라 신흥국에서 유출된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며 일부 신흥국 중심으로 불안 요인이 발생했다. 다만 이런 불안정성이 미국 경기의 실질적인 악화로 연결되지는 않았고, 미국 실물경기가 건재하던 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다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실물경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유럽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경제 규모 역시 상당한 신흥국 터키의 최근 모습은 위기 재발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 터키 환율은 1달러에 5.95리라에서 9월 5일 7.44리라로 치솟으며 통화가치가 20% 폭락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금융기관이 대출 등에서 그리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노출된 부분이 많았고, 결국 그리스 경제 악화가 유럽 위기의 신호탄이 됐던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유럽 은행과 깊은 채권채무 관계를 지닌 터키의 상황 악화는 비슷한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터키 외환시장 사정이 나빠지거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져 외환 대출 상환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유럽 금융기관과 시장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터키 중앙은행이 이런 상황을 적절히 관리할지도 의문이다. 터키에서는 2019년 에르도안 대통령이 주요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던 체틴카야 총재를 1년 임기를 남기고 경질한 바 있다. 통화정책에 직접 개입하는 경제는 시장에서 신뢰받기 어렵다. 터키는 글로벌 실물경기 악화로 수출을 통한 달러 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 외환 보유가 계속 감소하는 중이다. 미국으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기 어려운데 통화정책 신뢰까지 확보되지 않았다면, 상황이 더욱 나빠진다 해도 놀랍지 않다.
터키의 위험이 유럽으로 번질 수 있고, 또 그만큼 국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커졌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의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하는 동시에 국제 금융시장의 외환, 유동성 위험에 대비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책 당국도 미국 실물경기가 개선되지 않아 신흥국 위기를 비롯해 국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이런 신흥국과 구별되는 외환·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7호·추석합본호 (2020.09.23~10.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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