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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기술 경쟁 속 한국에 반도체 협력 손짓하는 중국
2021-04-05 15:07:32 

미국과 중국 간 신기술 경쟁이 격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신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반도체를 놓고 한국에 적극적으로 손짓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미국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와중에 삼성전자를 백악관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시점에서 중국도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에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5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3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열린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담 이후 중국의 공식 발표문에는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도 포함됐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고 한국과 5G, 빅데이터, 녹색경제, 인공지능(AI), (반도체) 집적회로, 신에너지, 보건산업 등 분야의 협력을 중점적으로 강화해 질 높은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인 한국과의 협력을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미국이 반도체를 안보 이슈로 다루는 데 대한 중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외교부 발표에는 중국이 협력을 희망하는 구체적 분야가 언급되지 않고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을 가능한 한 조속히 채택한다"고만 나와 미중 신기술 경쟁 속에 중국과의 첨단기술 협력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중국은 근래 지속적으로 한국과의 반도체 분야 협력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싱하이밍(邢海明) 한국 주재 중국 대사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간담회에서 반도체와 5G,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2019년 삼성전자의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시찰해 반도체 분야 협력을 강화하자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와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를 비롯한 중국의 첨단 신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시절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강한 압박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 들어서도 중국 견제를 위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문제를 국가안보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미중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반도체 문제가 논의됐다. 미국이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 선도 기업들에 제재를 가한 후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하이테크 분야에서 협력 증대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100일간의 반도체와 희토류 등 관련 공급망 조사를 지시하는 등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면서 자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조사 후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과 본격적인 제재에 나서면 한국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반도체 관련 대(對) 중국(홍콩 포함) 수출 비중이 60%를 넘는 데다 대만, 일본과 함께 미국이 첨단 반도체 조달을 의존하는 동북아 공급망의 핵심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실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국이 한국·대만·일본 등 동북아 공급망 주요국과 중국 간의 반도체 중간재 교역을 대상으로 제재 조치를 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도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그에 따른 중국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전방위적 반도체 제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국 반도체 기업에도 피해를 줄 수 있는 자충수가 될 수 있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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