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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삼성카드 지분 매물 쏟아질판…`개미 잡는` 규제
2020-10-22 17:46:25 

◆ 일감 몰아주기 규제 후폭풍 ◆

#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였던 SK바이오팜은 '개미투자자'들에게 꿈과 희망의 주식이다. 지난 7월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공모가 대비 당일 최대 오를 수 있는 상한(따상)인 12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한 뒤 3영업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중 한때 26만9500원까지 올랐다. 이후 공모주 열풍이 사그라들며 SK바이오팜은 22일 장중 최고가 대비 40% 가까이 빠진 16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관들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보호예수기간이 속속 끝나며 매물 폭탄을 맞을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투자사 보호예수 물량이 '지뢰'였다면 '핵폭탄'급 매물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회사 미래가 어두워져서 발생한 일이 아니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지난 20일 종가 기준 10조8000억원 규모 지분이 풀려 주식시장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10조8000억원은 규제 대상에 새로 포함될 56개 상장사 22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9.1%에 달하는 금액이다.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다. 기존에는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사에만 해당됐다. 하지만 개정안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상장사와 더불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규제 대상 기업이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란 규제 대상 회사가 관련 계열사와 거래하면서 '부적절한 거래가'로 거래했을 때 거래 주체인 법인뿐 아니라 총수 일가까지 형사 고발할 수 있는 법 규정이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가 떳떳한 거래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부적절한 거래가'라는 개념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총수 일가로서는 지배력이 약화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를 넘는 지주사 SK(주)가 지분 75.0%를 갖고 있다. SK(주)로서는 규제 회피를 위해 보유 지분 중 25.0%를 처분해 SK바이오팜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부 규제 때문에 엉뚱하게 SK바이오팜 소액 주주가 주가 하락에 따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제도팀장은 "소액 주주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회사명을 밝힐 수 없지만 규제 회피를 이유로 대규모 지분을 일시에 매각하면 주가 변동으로 소액 주주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현대글로비스가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감 몰아주기 대상이 된 이후 총수 일가가 지분 매각을 시도하며 주가가 급락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는 2015년 1월 12일 장 종료 이후 정의선 회장 부자가 보유 지분 13.4%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했다. 다음날인 1월 13일 글로비스 주가는 전날 30만원에서 25만5000원으로 15%나 급락했다.

이러한 우려와 더불어 '내부 거래'가 필수인 부문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 팀장은 "해당 회사는 삼성생명 자회사로 모기업 손해사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효율성·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위탁받았다"면서 "위탁이 제한되면 보험사 비용 증가로 보험료가 상승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내 다른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2019년 6월 보도자료를 통해 "자회사에 대한 손해사정 업무 위탁을 일감 몰아주기라고 비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규제 강화 시 기업은 지분을 매각하면 되고 이에 따른 피해는 소액 주주 몫"이라며 "계열사 간 거래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대로 줄어 더 이상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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