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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40% 오른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 슈퍼사이클 앞날은
2021-02-27 17:58:02 

[MK위클리반도체] 연말부터 예고됐던 메모리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했다. D램 가격은 석 달 새 50% 넘게 상승해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여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 주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 메모리 가격지수도 2018년 기록을 갈아치우며 급상승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하는 D램익스체인지 인덱스(DXI)는 이달 25일 기준 3만2683.68로 전일 대비 1.45% 올랐다.
DXI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지수로, 이 수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반도체 실적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DXI는 2016년부터 수직상승해 2018년 초 2만9735로 당시 정점을 찍고 그 뒤 하락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1만6898로 바닥을 찍고 다시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삼성전자는 2017년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74조2600억원, 영업이익 3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258% 각각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매출 118조5700억원, 영업이익 44조5700억원으로 연이어 신기록을 썼다.

올해 역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재림인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2017~2018년과 비교해 사이클의 크기와 주기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반도체 시장 가격을 보면 최근 현물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PC용 D램(DDR4 8Gb(기가비트)) 제품의 현물 평균가는 이달 25일 1개당 4달러35센트로 올랐다. D램 현물가가 4달러를 돌파한 건 2019년 4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D램 현물 가격 상승은 기업 간 거래(B2B) 고정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작년 12월 1일 개당 2달러77센트였던 D램 가격은 석 달 새 가격이 50% 넘게 뛰었다.

서버용 D램도 마찬가지다. D램익스체인지의 모회사이자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서버 D램이 2분기에만 10~15%, 올 한 해 연간으로는 4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최신 보고서에서 예상했다. 이는 당초 8~13% 인상(2분기)에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서버용 D램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증설 투자가 잇따르는 반면 공급사들의 생산은 줄어 가격 상승이 더욱 가파르다는 게 트렌드포스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서버용 D램의 재고가 늘고 스마트폰·PC, 게임 콘솔용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D램 공급사들은 이들 제품 생산을 늘려왔다. 현재 D램 제조사의 서버용 D램 생산능력은 전체의 약 3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공급사들이 생산량 증대에 보수적이어서 서버 D램 출하량은 3분기까지 높은 수요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D램 고정거래가격도 기존 예상했던 1분기보다 빠르게 1월부터 상승세를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분석가는 "작년 4분기에 이어 1분기도 PC 수요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서버용 D램 재고 조정도 일단락돼 D램 고정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 가격은 아직까지는 정체된 분위기다. 낸드는 이르면 올해 1분기 또는 하반기에 가격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수요 증가에 대한 업계의 믿음은 확고하다. 작년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사업부 마케팅 담당 전무는 "코로나19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다"며 "2021년 D램 수요는 2020년 대비 10% 후반에서 20%까지, 낸드는 30~3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메모리 업체들의 보수적 설비 투자가 D램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관측도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월 4만장(웨이퍼) 수준의 D램 설비 증설 투자를 단행하는데, 올해 화성사업장의 D램 13라인을 CMOS 이미지센서 생산기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계획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순증설량은 월 3만장 정도로 D램 업황이 안 좋았던 작년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13조1000억원어치 주주배당을 4월 실시할 예정이며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에 170억달러(약 19조원) 이상의 대규모 증설을 고려하고 있다. 메모리 투자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 밖에 SK하이닉스의 D램 설비 증설도 월 2만장 수준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대금 8조원을 입금해야 해 자금 운용이 한층 빠듯해졌다. 마이크론은 이미 "경쟁사 평균보다 투자를 줄이겠다"고 공개 선언한 바 있다.

이 같은 메모리 호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시장을 장악한 3대 기업에는 호재다.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도 급격하다. 반도체를 공급받는 IT 기업,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반도체가 귀한 몸이 되면서 원가가 정신없이 오르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의 생산라인 포화상태로 연초부터 공급 차질이 현실화했다. 1분기에만 완성차 67만대분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내다봤다.

최근에는 자연재해로 인한 반도체 생산 중단 사태까지 번졌다. 미국의 한파와 정전 사태로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과 NXP,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들의 공장이 지난 16일 오후 3시부터 25일 오전 현재(현지시간)까지 가동 중단 상태다. 전력은 복구됐지만 용수 부족이 추가로 불거져 공장들의 재가동까지 수십 일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지인 대만도 잇단 지진과 극심한 가뭄으로 전력·물 부족이 심화된 상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TSMC는 가뭄 대비를 위해 최근 대량의 물 구매에 나섰다고 한다.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IT 제품 역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거나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형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100·2080' 공급이 빠듯해 자칫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 물량을 목표만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카드 'RTX 3000' 시리즈는 그러잖아도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데다 최근 중국에서 RTX 3000을 탑재한 노트북 컴퓨터로 가상화폐 채굴에 나서면서 2배 넘는 웃돈을 주고도 구입하기 어렵다. RTX 3070은 지난해 국내 출시 가격이 90만원대였는데 현재는 150만~200만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 소니는 작년 하반기 출시한 게임 콘솔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5'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증산을 시도하지만 반도체가 없어 여의치 않다.
소니는 올해 PS5를 1480만대 양산한다는 목표인데 이루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도도키 히로키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이달 3일 작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부족 등 여파로) PS5 생산량 증가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망에서는 PS5가 풀릴 때마다 단 몇 초 만에 품절되는 형편이다. 기기를 구매한 뒤 비싼 값에 되파는 리셀러가 활개를 치고 있고, 해외에서는 배송 중 도난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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