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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플레 공포` 커지는 美·中…경기회복 조짐에 물가 들썩
2021-05-11 17:43:08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유동성의 역습이 시작된 것일까. 세계 경제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에서 물가가 들썩이고 각종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지난 4월 소비자기대지수조사(SCE)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물가 상승 기대치(중앙값)는 3.4%를 기록했다. 이는 3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 기대치는 지난 3월 4.8%에 이어 4월에는 5.5%를 기록했다.
주택임대료 상승 기대치는 5개월 연속 올라 9.5%를 기록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약 13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소비자기대지수는 소비자 심리지표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언급과 달리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12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월의 2.6%보다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물가가 급락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하지만 이런 지표가 발표되면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 CNBC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이 평균 2%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2%를 넘어야 한다"며 "일시적으로 2.5%를 기록한다고 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중국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6.8%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7년 11월 6.9% 상승한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로이터통신이 전문가 설문을 통해 추정한 예상치(6.5%)보다도 높았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한 지수로 제조업 분야가 얼마나 활발한지 알려주는 경기 선행지표로 꼽힌다.

중국 PPI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2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연말부터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며 올해 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석유·천연가스류(85.5%), 철광석류(38.3%), 비철광석류(15.7%)가 올랐고 석유 가공제품(23.8%), 철강제품(30%), 비철금속제품(26.9%)도 오름폭이 컸다.

블룸버그는 "생산자들이 높은 가격을 유통업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PPI 상승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위험 요인이 된다"고 보도했다.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중국 PPI를 끌어올린 1차 원인이다. 철광석 가격은 t당 2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 근월물(가장 만기일이 가까운 선물) 가격은 하루 10% 상승하며 t당 1372위안(약 207달러)을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t당 200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에너지 정보 업체 S&P글로벌플래츠 조사에서는 철광석 현물 가격이 t당 230달러에 육박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인 중국에 이어 다른 나라도 코로나19 이후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제조업 핵심 원자재인 철강 수요가 높아졌고, 그 원료인 철광석 수요가 늘어 가격이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투자은행 TD증권의 바트 멜렉 원자재전략팀장은 "세계 경제 강국들의 경제가 동시에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원자재 수요 신호가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세계 철강 수요가 작년 대비 5.8% 증가한 18억70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예상치는 올해보다 2.7% 더 늘어난 19억2000만t에 이른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와 중국 간 갈등도 철광석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전체 철광석 중 호주 비중은 약 61%다.
최근 양국 갈등 탓에 중국 내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지자 가격이 요동쳤다. 철광석 공급 부족을 예상한 투기적 수요가 몰려들어 가격 급등세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광석 가격이 높아지면 자동차·조선 같은 제조업 중추 산업의 제조 비용이 올라가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 이에 다롄상품거래소는 11일부터 6·9·10·12월물 및 내년 1~4월물 철광석의 선물 거래 제한을 강화하고 거래에 필요한 비용(필요 증거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이유진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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