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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려도 전세계 집값 더 오른다고?…끝모를 부동산 랠리
2021-09-20 17:15:22 

◆ 글로벌 리포트 ◆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버블론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단초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부동산 시장에서 촉발된 경험 탓이다. 하지만 시장 여건은 여전히 추가 우상향으로 달려가는 데 우호적이다. 백신 접종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어둠에서 벗어나려는 경제 분위기에서 중앙은행들은 다시금 돈줄을 죌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취약해진 계층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가운데 이들 국가의 행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한쪽에서는 돈을 회수하면서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돈을 풀어 집값 안정 측면에서 보면 엇박자가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6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8.6% 상승했다. 전달 16.8%보다 확대된 오름폭으로, 이는 자료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팬데믹 이후 이어진 주택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매매용 주택 재고가 모자라는 가운데 초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재택근무 확대로 쾌적한 주거 환경이 중요해진 점도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무후무한 위기가 집값 상승에는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기존 주택 중간판매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8% 상승한 35만9900달러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의 상승 열기가 식지 않자 월가에 고위험 주택저당증권(MBS) 거래가 활황이다. 모기지 시장 조사업체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민간(private-label) MBS 발행이 423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 1분기 298억달러에서 42%나 폭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2008~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집값 상승과 MBS 확대 배경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을 계기로 인플레이션 확산세를 반영해 테이퍼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시각도 크게 번졌다. 하지만 미국 경기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달 초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 일자리가 23만5000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소 증가폭이다. 앞서 6월과 7월 일자리가 각각 96만2000개, 105만3000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고용 지표의 부진은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의 재확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소비 활동이 억제되고 대면 수업과 복직 계획에 차질을 빚은 탓이다. 이에 기업들이 고용에 더 신중해지고, 대면 접촉이 많은 일자리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델타 변이가 고용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전했다. 이에 최근 수치들은 테이퍼링을 준비하는 연준에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내놓고 11월께 본격 착수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9월 FOMC를 앞두고 나온 이날 실적이 전망을 크게 밑돈 만큼 테이퍼링 시작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CNBC는 예상했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지금까지 지속된 부동산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부동산 버블의 대명사인 일본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일본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도쿄 집값이 1년 전보다 8.7% 상승했다. 이는 버블 붕괴 이후 10년 넘게 이어온 장기 하락세를 탈출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영국의 집값 상승세도 불을 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평균 집값이 지난 1년간 13.2% 상승하며 2004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중국 대도시 부동산 가격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선전의 부동산 가격은 전년 대비 19% 뛰었다. 상하이와 광저우도 각각 16% 올랐다.

각종 변이로 팬데믹의 종점이 보이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구매 욕구는 계속되고 있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가 최근 발표한 '2021 세계 구매자 조사(Global Buyer Survey)'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4%는 자신의 현 거주지가 앞으로도 1년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기간 자금을 많이 풀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거나 국채 매입 축소 등을 꾀하고 있다. 실행에 옮기더라도 그 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출범 이후 1조9000억달러 규모 부양책을 포함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일자리 및 가족 계획 지출로 총 4조~6조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 지출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긴축이 정부의 부양책 영향으로 제 힘을 발휘하기 힘든 여건인 셈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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