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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충전에 837㎞ 달리는 美 전기차 루시드 모터스가 제2의 테슬라 될 수 있을까
2021-10-26 10:59:24 

로벌 전기차 시장의 맹주는 올해도 여전히 테슬라다. 올 상반기 기준 순수 전기차 부문 글로벌 점유율이 22%나 된다. 테슬라의 베스트셀링카 ‘모델3’는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 대 넘게 팔렸다. 이쯤 되면 어느 완성차 업체의 베스트셀링 모델과 견줘도 밀리지 않을 만큼 견고한 판매량이다.


물론 테슬라가 독주하던 순수 전기차 시장에 GM, 포드, 벤츠, BMW, 현대차 등 기존 완성차 기업들이 속속 뛰어들며 테슬라의 점유율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이러 이러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청사진만으로 투자자와 고객들의 사전계약까지 이끌어낸 신생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면서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에선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 ‘리비안(Rivian)’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 ‘피스커(Fisker)’ ‘카누(Canoo)’ 등의 전기차 스타트업이 명함을 내밀었고, 중국에선 30여 개가 넘는 기업이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중 가장 앞선 스타트업은 루시드 모터스와 리비안이다. 그중 루시드 모터스가 주목받는 건 이 회사의 첫 완성차이자 고객 인도를 앞두고 있는 ‘루시드 에어(Lucid Air)’가 경쟁 상대로 벤츠의 세단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국산 완성차 업체의 한 임원은 “루시드 모터스가 이름을 알리며 경쟁 상대로 벤츠를 지목했을 때 짜릿했던 기억이 있다”며 “세단을 중심으로 럭셔리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인데, 리비안이 미국에서 인기 높은 SUV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면, 루시드 모터스는 좀 더 글로벌 시장으로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의견을 전했다. 올 안에 고객 인도가 예상되는 루시드 에어는 테슬라 ‘모델S’,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등 하이엔드급 EV 세단이 경쟁 상대로 꼽히고 있다.

▶K배터리 탑재된 럭셔리 EV 세단 ‘루시드 에어’

루시드 모터스는 지난 9월 30일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첫 번째 전기차인 ‘루시드 에어’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럭셔리 세단인 이 차량은 2016년 12월에 처음 이름을 알렸고, 2020년 9월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올 하반기부터 고객 인도가 진행될 예정이다. 에어 퓨어, 에어 투어링, 에어 그랜드투어링, 에어 드림에디션 등 4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7만7400~16만9000달러로 책정됐다. 각 트림별로 완충 시 주행거리도 공개됐는데, 최대 832㎞(드림에디션·미 환경보호국(EPA)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테슬라의 최장 거리 전기차 ‘모델S 롱 레인지’의 최대 주행거리가 652㎞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성능이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실렸고, 자사 홈페이지에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도입해 20분 충전에 약 480㎞ 주행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루시드 모터스는 배터리팩과 모터, 인버터 등 주요 부품은 자체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EAP (Lucid Electric Advanced Platform)라는 스케이트 플랫폼 기술을 통해 전기 모터와 배터리 크기를 줄여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LUCC라 명명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통해 ‘아이오닉5’와 ‘EV6’의 실내공간을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넓게 확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어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가 차지하던 공간을 실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내에는 34인치 글래스 콕핏 5K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기능을 제어하고 아마존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Alexa)도 탑재된다. 자율주행부문도 관심사 중 하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인 드림드라이브로 차량 출시 초기에는 2단계 자율주행을 지원하고, 향후 OTA(Over the Air·무선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주행 3단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차량 내부엔 32개의 센서와 5개의 레이더, 14개의 가시광선 카메라, 4개의 서라운드뷰 카메라가 장착됐다. 외부에 초음파 센서가 있어 인간의 눈으로 감지할 수 없는 장애물까지 포착한다. 루시드 모터스가 밝힌 드림드라이브의 기능은 충돌 방지와 교통 체증 보조, 자동 고속도로 주행, 졸음운전 경고, 자동 주차 등 30여 개. 3D 라이다 센서를 추가한 업그레이드 버전인 ‘드림드라이브 프로’는 라이다 센서를 통해 전·후방 교차 교통 보호, 자율 비상 제동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차량에 21개의 완전 몰입형 스피커를 탑재했고, 서라운드뷰 모니터링 기능으로 360° 시야 확인이 가능하다.

올 한 해 루시드 모터스의 잰걸음에 지난 9월 중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목표 주가 30달러와 매수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루시드 모터스는 올 7월 26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루시드 그룹’으로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했다. 국내 서학개미들이 전기차 관련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은 이유다.

▶설립 초기부터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려

루시드 모터스는 2007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테슬라의 부사장 출신 버나트체와 오라클 출신 샘 웽이 창업했다. 초기 사명은 ‘아티에바(Atieva)’로 전기차 배터리와 파워트레인 개발에 집중했다. 2016년 10월 사명을 루시드 모터스로 변경하고 전기차 업체로 전환한 이후엔 줄곧 벤츠를 주요 경쟁사로 지목했다. 대중적인 순수 전기차가 아닌, 럭셔리 하이엔드급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대량 생산을 할 수 없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소량 생산으로 최대한 마진을 높이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물론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다. 현재 최고경영자(CEO)로 이름을 올린 피터 롤린슨은 테슬라의 수석 엔지니어 출신이다. 직접 ‘모델S’를 설계했다. 현재 주요 임원 중 절반 이상이 테슬라 출신인데, 덕분에 설립 초기부터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려왔다.

▶두 번째 생산 모델은 도심형 CUV

루시드 모터스가 밝힌 올 생산량은 약 7000여 대. 이미 1만3000대 이상의 사전 예약을 받아 제품 인도가 시작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생산능력은 3만4000대 수준. 이를 9만 대로 늘리기 위한 증설을 진행 중이며 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를 받아 미국 애리조나 공장 외에 사우디에도 공장 설립이 논의되고 있다. 2023년에는 두 번째 차량인 도심형 CUV ‘그래비티’의 출시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이 차량은 루시드 에어와 동일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도심형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쉽게 말해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세그먼트다. 크기는 루시드 에어와 비슷하지만 SUV의 공간 활용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포드 ‘익스플로러 EV’, 현대차 ‘아이오닉 7’ 등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전기차 모델과 볼보의 ‘XC90 리차지’, 벤츠의 ‘EQS’가 경쟁 차종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래비티는 두 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 1080마력에 달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트라이 모터 패키지를 선택하면 최고 출력을 1300마력까지 올릴 수 있다. 자체 측정한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거리는 400마일(약 643㎞)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드 모터스는 이후 2024~2025년에 테슬라 ‘모델3’와 경쟁할 보급형 세단을 추가할 예정이다.
2025년 美 전기차 시장 1위 선언한 GM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이 소량 생산에 하이엔드급 전기차 모델을 생산한다면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들은 대량투자와 생산을 통한 시장 탈환을 선언하고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 1위 달성을 공언했다. 이와 함께 오는 2030년까지는 매출액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GM은 지난 10월 6일 미국 미시간주 워렌시의 GM 글로벌 테크니컬 센터 디자인돔에서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GM 인베스터 데이 2021’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GM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 중심의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 변모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모든 이들의 일상을 혁신하고 그들을 전동화된 미래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 위한 GM의 핵심축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Ultium)이다. GM은 올 상반기에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분야에 350억달러(약 41조원)를 투자하고 30종 이상의 새 전기차를 출시하겠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쉐보레 브랜드는 향후 출시될 얼티엄 플랫폼 기반 전기차 중 하나인 ‘실버라도 EV 픽업트럭’의 일부를 공개했다. 내년 1월 5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GM은 매년 50%의 성장이 예상되는 소프트웨어와 신규 비즈니스를 통해 연평균 약 1400억달러의 현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GM은 2030년 연간 전기차 판매 수입이 약 900억달러(약 107조원)로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커넥티드카 사업과 기타 신사업도 800억달러(약 95조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 제이콥슨 CFO는 “GM은 현재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세계적인 수준의 내연기관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핵심사업과 함께 마진율이 높은 소프트웨어 및 관련 서비스 확대,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2025년까지 북미 전역의 가정과 직장, 공공충전소를 포괄하는 충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약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4호 (2021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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