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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리스크에도…월가 "겁먹지 말라"한 이유 들어보니
2021-11-30 17:47:07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세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의 스태그플레이션 불안감과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주요국 정부가 해외여행 규제에 나서고, 다음달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계유니버시아드가 취소되는 등 국제행사 개최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뉴욕증시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저점 매수세가 주식시장을 얼마나 떠받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식 시장에서 우량 기술주가 안정적인 투자처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매수 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에서는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지난 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미크론은 걱정할 만한 것이지만 공포를 가질 만한 것이 아니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백신과 치료 약, 과학자를 보유했기에 이번 겨울에 봉쇄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시민 불안감을 다독이는 발언을 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공급망 대란과 인플레이션 압박이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피치와 무디스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물가가 더 오르고 특히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워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오미크론에 대한 정보가 더 쌓일 때까지 미국 주식 투자에 신중할 필요는 있지만 지레 겁을 먹고 공포에 휩싸여 매도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이 내년 초에는 또 다른 감염 물결을 일으킬 수 있지만 당장은 우리가 제시한 전망치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 오미크론 출몰 탓에 뉴욕증시 변동성이 예년 산타랠리 때보다 커질 수 있지만 우량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신중하게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월가 기술분석가로 유명한 펀드스트랫의 공동창업자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톰 리는 앞서 28일 고객 메모를 통해 "우리는 오히려 매수에 나설 것"이라면서 "지난 금요일 급락장은 단기적 현상"이라는 의견을 냈다.

불안감 속에서도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저점 매수세가 여전한 가운데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산타랠리 투자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29일 J J 키나한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연말연시에 더 많은 투자자가 돌아올 것이고 이에 따라 시장은 오미크론의 심각성을 누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두 번째로는 오미크론에 따른 실물 경제 타격이 부각되면 연준이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다. 토머스 헤이스 힐캐피털 뉴욕 매니저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능가할 정도의 위력이라면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늦추거나 일시 중지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연준은 테이퍼링을 마친 후 기준금리 인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어서 테이퍼링 속도가 느려지면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미뤄질 수 있다. 오미크론 확산을 가정해도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장세가 부각될 가능성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 번째는 오미크론이 미치는 악영향이 걱정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는 모더나가 내년 초까지 오미크론에 대응한 백신을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고, 화이자도 백신 추가 개발에 나서겠다고 한 점에 기반한 것이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상황 대응법을 학습해 유연한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더해진다.

다만 현재로서는 오미크론만큼이나 정책 대응 방향이 불확실하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큰 상황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물가만 오르고 경제는 침체에 빠지는 상황을 말한다.

이런 위기감이 공존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언급한 만큼 현재의 테이퍼링 속도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 미국 연방정부가 오미크론 출몰과 관련해 공급망 점검에 나섰는데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정부가 반(反)독점 제재에 나선다면 기업이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망 대란 비용을 떠넘길 수 없게 되고, 이는 주주에게 '기업의 수익성 둔화'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셋째는 중국발 성장 둔화 리스크다. 닐 시어링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점에 비춰볼 때 중국은 오미크론에 대해 지역 봉쇄와 이동 제한, 항구 폐쇄 같은 방역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세계 물류 병목현상이 가중되고 물가가 더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 외 지역은 오미크론 탓에 업종별로 노동력 부족과 실업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에서는 미국 주식을 매수할 경우 유통주에 비해 인플레이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수 있는 기술주에 주목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조언한다. 벤 라이들러 이토로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은 전천후 성장 잠재력을 지녔기에 저점에 매수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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