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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급락·외국인 자금 유출 심각…한미 통화스왑 시급"
2022-05-13 18:37:07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이탈 등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는 국제금융 상황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 세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에 물가 급등이 겹친 현상) 우려 등으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상황을 보고받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14조8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전체 주식 시가총액 가운데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달 27.6%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윤 대통령이 신흥국 위험 자산에서 미국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글로벌 '머니무브' 움직임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면서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한국이 금리를 올려도 국내 자금 유입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통화 스왑 재개와 같은 시급한 대응책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글로벌 리스크 현안을 보고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봉쇄,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국제 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발 위기도 신용등급 강등, 경상수지 적자, 환율과 외화유동성 악화 등 약한 고리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 더 큰 경기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이날 회의에 자리한 한 인사는 "최근 국내 경기가 둔화하고, 해외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비용 인상형으로 물가가 올라가고 있다는 게 문제"라면서 "미국의 통화긴축 정책이 한발 늦었기 때문에 연착륙하며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가 우려되는데, 올해 말부터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실물경제가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경제 봉쇄에 따른 수요 둔화, 공급망 교란으로 정보기술(IT) 업황이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연초 이후 달러 대비 원화값이 7.2% 떨어지며 가파른 약세를 보이는 것도 자금 유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의에서는 달러당 1300원 선까지 위협받을 정도로 급락하는 원화값에 대한 대응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참가자 대다수는 최근 시장에서 원화값 안정 대책으로 거론되는 한미 통와스왑 체결 필요성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통화스왑은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600억달러 한도로 계약이 체결된 후 지난해 말 종료됐다.

국가 간 통화스왑은 급격한 외환 변동 등 비상 상황이 터졌을 때 자국 화폐를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도록 짠 계약이다. 외화 자금 조달 사정이 급해졌을 때 중앙은행이 돈줄을 하나 더 쥐고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3월 한미 통화스왑 체결 발표 당일 달러당 원화값은 3.3%, 발표 이후 2주간은 평균 2.1% 올라가며 원화값 급락세를 진정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외화대출도 경쟁입찰 당일 원화값을 0.5% 높였으며 이후 2주간 평균 상승률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통화스왑 체결과 이를 활용한 외화대출이 외환시장 안정에 제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이에 위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미국 중앙은행과 협력 채널을 강화하고 거시경제 지표를 양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에서는 중국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해외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한 관계자는 "현재 경제 상황이 상황인 만큼 위험 관리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즉석에서 참석자들과 정부 운영 철학을 공유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 요인에 대해 직접 질문을 던지고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8%)에 육박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정교한 민생 안정 대책을 도출하고자 적극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제일 문제가 물가이고, 어려운 경제 상황이 정권을 교체한다고 해서 잠시 쉬어주는 것도 아니다"며 "각종 지표를 면밀히 챙겨 물가 상승의 원인과 억제 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기자 / 전경운 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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