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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사 0건` 쿠팡 들여다보니…600명 전담팀이 안전 챙겨
2022-05-16 17:43:38 

◆ 물류 2.0 이젠 안전 ◆

쿠팡이 창사 12년 만에 대한민국 전체 기업을 통틀어 임직원 수가 세 번째로 많은 기업이 됐지만 업무상 사고로 인한 사망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업무 중 사고로 숨지는 중대재해가 일어나면 사고를 막기 위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 시행된 상황에서 쿠팡이 사망사고 제로(0)를 지속해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쿠팡은 최근 고용 규모가 급격하게 늘면서 이에 비례해 각종 산업재해 발생 건수도 증가하고 있어 사업장 안전 수준을 보다 강화하고 근로자들의 피로도 등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쿠팡은 2010년 창사 이래 업무상 사고로 사망한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에게 사고 또는 질병이 발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인지 살펴 산재보험 지급 여부를 판단한다. 즉 쿠팡의 사망 사고 제로는 근로복지공단이 쿠팡 근로자가 업무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했다고 인정한 경우는 없었다는 얘기다. 다만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1건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은 2020년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쿠팡 근로자 고 장덕준 씨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중순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지하 2층~지상 4층 건물이 거의 전소되고 불길을 잡던 소방관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일어났지만 이후 쿠팡은 '사고 제로'를 구현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로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부었다.

쿠팡이 속한 택배·물류업계에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업무상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는 837명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해 근로자 1만명당 산업재해에 따른 사망자가 1.07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임직원 수가 6만명을 넘어선 쿠팡이 사고 사망 건수 제로를 12년째 유지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쿠팡보다 고용인력이 적은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2016~2020년 사이 산재로 사망한 건수는 8건에 이른다.

쿠팡 근로자들이 사망사고 위험에서 비켜 있는 것은 회사가 근로자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쿠팡은 직원 안전·건강관리 전담인력을 600명 넘게 두고 있다. EHS(Environment, Health and Safety)팀 소속인 이들 인력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물류센터 현장에 투입돼 지게차 컨베이어 전기용품 시설 등에 대한 정기적인 관리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차량·장비 간 충돌이나 근로자를 넘어지게 할 수 있는 각종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한다. 안전지침 전달과 교육도 이들 몫이다. EHS팀 소속 간호인력은 선제적인 직원 건강관리도 실시한다. 혈압·혈당 등 건강지표에 이상이 있으면 4주간 유급휴식을 부여해 건강관리에만 주력하도록 한다.

아울러 택배·물류업계에서 주 6일 근무가 사실상 표준인 상황에서 쿠팡이 배송기사(쿠팡친구)에게 주 5일 근무를 보장하고 있고 물류센터 직원들의 법정 휴게시간 보장 외에 추가 휴게시간까지 유급으로 제공하는 점도 사망사고가 전무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 입소스가 8개 택배·물류회사 근로 경험자에게 휴게시간 지정 여부를 설문한 결과 쿠팡이 65.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CJ대한통운(57.7%) 우체국택배(50.8%) 한진택배(48.4%) 마켓컬리(46.3%)가 뒤를 이었다. 또 근무 투입 전 근로·휴게시간을 안내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쿠팡 근무 경험자의 69.5%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는 2위인 CJ대한통운(58.8%)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쿠팡이 최근 1년 새 대한민국 기업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등 직원 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부상 등 산재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웅 의원실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의 산재 승인 건수도 2017년 48건에서 2020년 224건으로 4.7배 늘었다. 같은 기간 CJ대한통운(68건) 롯데글로벌로지스(4건) 등 여타 동종업체와 비교할 때 많은 숫자다.


이를 두고 쿠팡의 높은 노동 강도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소스 조사에서 쿠팡 근로 경험자 중 82.7%가 노동 강도가 세다고 답했는데 이는 CJ대한통운(85.0%)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이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직원 대부분을 직고용하는 인력 구조상 산재 인정 건수가 많고, 산재의 70~80%가 단순 넘어짐, 염좌 등 비교적 가벼운 부상이라고 설명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규제만으론 산재를 막기 힘들고 근로자 안전에 대한 물류기업의 인식 전환이 획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근로자 안전 조치에 적극 나서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규제와 기업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함께 돌아가야 산재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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