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전체뉴스 -> 매일경제
확대확대 축소축소 프린트프린트 목록목록

`코인 상폐` 제도·법조차 없어…이대론 제2 루나 언제든 나온다
2022-05-17 17:33:14 

◆ 혼돈의 가상화폐 ◆

# 40대 투자자 A씨는 지난해 초 투자하고 있던 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단기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겠다는 결심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을 지웠다. 투자 수익률이 궁금해진 A씨는 약 반년 만에 다시 앱을 깔고 계좌를 열어본 뒤 충격을 받았다. 투자한 코인 중 상당수가 상장폐지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상장폐지 이유를 묻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연락했지만 '내부 기준에 미달했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투자유의종목 지정 후 정리매매 기간도 일주일밖에 주지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코인 시장 규제를 위한 법과 투자자 보호 제도가 미비한 가운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상장 코인을 일방적으로 상장폐지하면서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상장과 상장폐지 기준을 투자자 측에서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코인 거래소들은 대부분 "내부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한다. 하지만 상장과 상장폐지 관련 내부 기준은 외부에 공시된 바 없다.

상장과 상장폐지의 근간이 되는 건 각 코인 프로젝트가 발행한 '백서'다. 백서는 해당 코인의 알고리즘과 발행 계획, 사업모델이 모두 설명된 일종의 코인 헌법이다. 하지만 백서(사업계획서)가 부실하거나 백서를 수시로 변경한 코인도 상장이 결정되는 등 문제가 빈번한 게 현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이 애초에 부실한 코인을 상장시킨 것이 문제"라며 "상장 근거가 없는 코인을 수수료 수익 때문에 대거 상장시켰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상장폐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코인을 일방적으로 대량 상장폐지한 건 종종 있는 일이었다. 국내 거래소들이 지난해 9월 말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을 앞두고 같은 해 6월 잇달아 대량 상장폐지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18일 업비트는 코인 32종을 한번에 상장폐지했다. 당시 업비트는 일주일 전인 6월 11일 코인 5종의 원화시장 상장폐지와 함께 총 25종의 거래유의종목 지정을 공지했다. 당시 거래되던 코인 178종 가운데 약 20%에 해당한다.

갑작스러운 공지였기에 투자자들의 혼란은 가중됐다. 지난해 6월 업비트가 상장폐지한 코인 중 하나인 피카코인은 블로그를 통해 긴급 공지사항을 올리고 상장폐지 결정 전날 밤늦게 업비트에서 피카코인 거래 지원 종료 통보 메일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표하기도 했다. 피카코인은 업비트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상장폐지와 동시에 극심한 가격 변동성이 나타나면서 일종의 '도박판'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논란이 됐다. 실제 지난해 6월 업비트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코인은 당일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보였다. 엔도르는 이날 오후 10시 기준 10.8원을 기록해 이날 오전 9시보다 27% 이상 급락하는 등 해당 코인은 대체로 10% 넘게 하락했다. 반면 이그니스는 같은 시간 67.4원을 기록해 무려 42% 넘게 폭등했다. 빗썸도 같은 달 17일 4종의 가상화폐를 상장폐지했다. 코인빗은 8종, 포블게이트도 3종을 상장폐지했다.

업계에서는 상장폐지 직전이거나 투자유의종목에 지정된 가상자산들의 시세가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일명 '상폐빔'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물량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세력들이 인위적으로 시세를 올린 뒤 대량 매도해 손해를 줄이겠다고 작전을 벌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세가 급등하는 가상자산을 발견한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위해 매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세는 더 올라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익을 챙긴 작전 세력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면 뒤늦게 매수 대열에 합류한 개미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것이다.

코인업계는 결국 가상자산업권법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가상화폐 관련 법안은 13개다. '업권법'을 새롭게 만드는 '제정안'이 5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특금법·자본시장법 등 기존 법안에 가상자산 규정을 넣는 '개정안'이 8개다.
코인 발행은 물론, 상장과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금융위원회가 정리한 '가상자산업권법 기본방향 쟁점' 보고서에는 코인 상장이나 유통 관련 규제를 민간에서 만든 협회를 통해 자율 규제하는 방안이 제시돼 있다.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가 연일 폭락해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자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면서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근도 기자 / 김혜순 기자]

 
전체뉴스 -> 매일경제 목록보기
우승 상금 60억원...넷플릭스, 진짜.. 22-06-15
뉴욕증시, FOMC 결과 발표 앞두고 혼.. 22-06-15
- `코인 상폐` 제도·법조차 없어…이.. 17:33

 
로그인 버튼
ID찾기 회원가입 서비스신청  
 
최근조회 탭 보기관심종목 탭 보기투자종목 탭 보기
08.12 15:59    실시간신청     최근조회삭제  
종목명 현재가 전일비 등락률
코스피 2,527.94 ▲ 4.16 0.16%
코스닥 831.63 ▼ 0.52 -0.06%
종목편집  새로고침 


(주)매경닷컴 매경증권센터의 모든 내용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투자권유 또는 주식거래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본 사이트에 게재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는 본 사이트의 정보를 제 3자에게 배포하거나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