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소매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물가 상승 우려로 폭락했다.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64.52포인트(3.57%) 하락한 3만1490.0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5.17포인트(4.04%) 떨어진 3923.6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66.37포인트(4.73%) 급락해 1만1418.15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 2020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이달 5일(-4.99%)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월마트에 이어 타깃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자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기업들의 비용 압박이 커지고,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유통기업인 타깃은 이날 예상치를 밑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매출은 예상을 웃돌았으나, 연료비 상승과 인건비 증가로 소매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했음을 시사했다. 타깃은 또 TV 등 임의소비재 상품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월마트도 전날 공급망 차질에 따른 비용 압박을 언급한 바 있다. 물가 상승 압력으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소매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타깃의 주가는 24%, 월마트의 주가는 6% 이상 각각 하락했다. 메이시스와 콜스의 주가도 각각 10%, 11% 이상 하락했다. 다른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와 달러 제너럴, 달러 트리의 주가도 10% 이상 급락했다.
건축 자재 업체 로우스는 예상치를 웃돈 순이익에도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5% 이상 떨어졌다. 아마존의 주가도 7% 이상 떨어졌고, 대형 기술주들도 낙폭이 컸다. 애플과 테슬라, 메타, 엔비디아의 주가도 모두 5% 이상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전날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연준이 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연준은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으면서도 성장을 유지하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시장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개장 초 하락세를 보였던 국채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개장에 앞서 3% 수준이었으나, 장 마감 시점에는 2.89%까지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휘발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1갤런=3.8L)당 4.567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 달 전보다 48센트 올랐고, 전년 동기보다는 1.52달러 상승했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 주택 착공과 허가 건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0.2% 감소한 연율 172만4000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4% 감소보다는 적게 줄어들었다.
이 기간 신규 주택 착공 허가 건수는 전월보다 3.2% 감소한 181만9000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 공급망 차질과 대출 금리 상승 흐름 등으로 주택 착공과 허가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관련주가 모두 6% 이상 급락했다. 기술주는 4%, 산업과 통신 관련주는 3% 이상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91.3%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4.86포인트(18.62%) 급등한 30.96을 기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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