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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위한 정책모기지 대출 대폭 줄었다
2022-05-24 17:43:53 

정부가 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취급하는 정책모기지 상품 공급 실적이 전년 대비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렴한 고정금리 상품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적격대출의 경우 정부가 올해 공급 목표액을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인 탓에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신규 대출자를 위한 모기지 상품 공급이 줄어들면서 확보된 자금은 기존 대출자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는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돼 신규 대출자와 기존 대출자 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2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적격대출 신규 공급 건수는 2160건으로 전년 동기(1만1230건)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적격대출은 주금공이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취급하는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 상품이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 주택 처분 조건)를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은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연이율 3% 후반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며 주요 시중은행마다 매월 초 한도가 채워지는 즉시 완판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풍적 인기를 끈 적격대출의 공급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80% 줄어든 건 정부의 목표 공급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주금공에 따르면 정부의 올해 적격대출 목표 공급액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8조원)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처럼 정부의 공급 목표액이 줄어들자 각 시중은행에 배정된 적격대출 물량도 감소하며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적격대출은 시중은행이 대출상품을 판매한 뒤 주금공에 채권을 매각하는 구조로 운영돼 정부가 시중은행의 이익을 보전하는 측면이 있어 2018년부터 공급액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적은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모기지 '보금자리론'의 공급 실적도 대폭 줄어들고 있다. 주금공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금자리론 신규 공급 건수는 1만7281건으로 전년 동기(4만4869건) 대비 60% 이상 줄었다. 보금자리론 공급 실적이 줄어든 주된 이유로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대상 주택이 감소한 것이 꼽힌다. 보금자리론은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 가구가 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받을 수 있는 모기지 상품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서울의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총 9만3474가구로 전체 조사 대상 아파트의 7.7%에 불과하다.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62.7%)과 비교하면 50%포인트 넘게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보금자리론 금리가 5월 기준 4.4%(40년 만기 기준)까지 치솟으며 수요가 더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신규 대출자를 위한 정책모기지 공급 실적이 줄어든 가운데 정부가 기존 대출자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상품 출시가 예고되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정부는 고금리 변동금리 대출을 저금리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을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각각 20조원 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안심전환대출 금리는 현재 주금공이 취급하는 보금자리론 금리보다 더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 소득 7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우대형은 보금자리론 대비 0.3%포인트 낮은 금리를, 소득 제한이 없는 일반형은 보금자리론 대비 0.1%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이 신규 대출자보다 더 낮아지는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을 지적하고 나섰다. 예산정책처는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을 지원대상으로 하면서 보금자리론보다 0.1%포인트 인하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변화에 맞춰 정책모기지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을 조속히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금자리론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현실을 반영해 대상 주택 가격의 상한선을 상향하는 등 정책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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