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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중 패권전쟁서도 협력했던 기후변화 대응까지 걷어차
2022-08-05 17:41:06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해협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를 펼치던 중국이 이번에는 미국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군 관련 대화 채널은 물론 불법 이민자, 다국적 범죄자 등과 관련된 양국 간 협력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격렬한 미·중 패권 전쟁 가운데 양국 간 최대 협력 모델로 손꼽히던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중국은 대화를 거부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가을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장기 집권에 나설 예정이다.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이 여전히 탄탄하지만 중국 현대사의 상징적 인물인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처럼 장기 집권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업적이 필요하다. 시 주석은 자신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대만 통일을 꿈꾸고 있다. 실제 시 주석은 평소 대만 통일은 역사적 임무이며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수차례 내비쳤었다. 이런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야말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깬 도발이라는 게 중국의 입장이다.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병력과 무기가 동원됐다. 국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 4일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 훈련에 전투기, 폭격기, 공중급유기 등 군용기 100대가 동시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투기들은 이날 중국과 대만 간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도 대거 넘어갔다. 대만 국방부는 4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총 22대의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왔다가 돌아갔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중국의 군사훈련에는 핵 추진 잠수함을 거느린 항공모함 전단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시 주석 3연임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여론 조성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되는 경기 침체 등으로 지쳐 있는 민심이 반미 감정이라는 기폭제를 통해 다시 시 주석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미국도 강대강으로 대응하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민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에 밀리지 않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 도발에 대응해 대만 해역에 최소 7대의 정찰기를 투입했다고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이 5일 보도했다. 매체들은 베이징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 전략태세감지계획(CSPI)'을 인용해 미군이 중국의 군사훈련에 대한 정찰을 강화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은 또 인근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 강습단을 해당 지역에 체류시키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미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지난 2일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필리핀해에 배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레이건호와 호위함을 그곳에 좀 더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중 양국이 격한 대결로 치닫고 있지만 무력 충돌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려고 하는 의도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일단 중국은 이날 미국과 군사 채널 등은 단절하면서도 경제 및 외교당국 간 채널은 여전히 열어놨다. 모든 대화를 중단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셈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도 자국 내 민심 관리를 위해 미국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미·중 관계를 완전히 파탄 내는 수준으로 몰고 가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예기치 않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예정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의 시험 발사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조찬 면담을 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미·일 간 확고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펠로시 의장은 조찬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중국의 대만 봉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의 탄도미사일 5발이 처음으로 자국의 EEZ에 떨어진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본의 안전 보장과 국민 안전에 관해 중대한 문제"라면서 "중국을 강하게 비난하고 항의했으며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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