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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식량위기에 밥상물가 난리인데…버려지는 식품 '눈덩이'
2022-04-27 05:30: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밀과 옥수수, 팜유 등 각종 식재료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가격이 치솟으면서 '밥상 물가' 걱정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식량 위기가 인류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빈곤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체감도는 낮을 수 있지만 중·저소득층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국제 공급망 안정이 시급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종전 이후에도 그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처럼 식량 안보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에서 버려지는 식품을 줄여 먹거리 걱정을 덜고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하자는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 버려지는 식품…경제적 손실 국내 20조원·세계 1천250조원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식품은 막대한 경제·환경 비용을 초래한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매일 전 세계에서 8억1천만명이 굶주리고 있지만, 세계 식량의 3분의 1은 버려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연간 약 1조 달러(약 1천250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농식품 유통 및 소비단계 폐기물 감축 방안' 보고서를 보면 세계 농식품 손실·폐기량의 56%가 북미, 오세아니아, 유럽, 한국, 일본, 중국에서 발생하며 한·중·일 3국이 그중 절반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에 공급된 농식품 가운데 약 14%가 폐기되고, 이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약 20조원(2018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기준 농식품 폐기량은 연간 약 500만t으로, 수거·처리에만 연간 8천억원 이상이 쓰인다.

식품 폐기 감축 등의 활동을 벌이는 '국제식량미래동맹'(GAFF)과 미국 비영리단체 리페드(ReFED)에 따르면 미국에선 식품의 35%(2019년 기준)가 팔리지 않거나 먹지 않아 쓰레기로 전락했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4천80억달러·510조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10가구 중 한 가구는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농식품 손실·폐기에 따른 세계 탄소발자국(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온실가스 발생량의 6~1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런 현실은 2015년 유엔 총회에서 2030년까지 회원국들이 공동 달성하기로 합의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식품 폐기량 감축이 포함된 배경이기도 하다.

2030년까지 소매 및 소비자 단계에서 1인당 식품 폐기물을 2분의 1로 줄이고 식품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 손실도 감소시킨다는 목표로, 적극적인 이행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계청의 '한국의 SDGs 이행보고서 2022'를 보면 1인당 하루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은 2010년 0.26㎏에서 2013년 0.24㎏으로 줄었다가 2014년 0.25㎏, 2015년 0.27㎏으로 늘어난 뒤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식품 손실 예방에 중점을…기부 활성화로 취약계층 지원 확대"

우리나라는 식품 폐기물 발생 자체를 억제하기보다는 사후 처리에 무게를 두고 있어 식품 생산과 유통, 소비 등 전 단계에서 식품 손실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달 21일 '일본의 식품 손실 감소 촉진정책 추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0년 이후 환경부 주관으로 음식물 폐기량 감량과 재활용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폐기물 발생 이전 단계의 정책, 즉 식품 손실 관리는 잔반 감소 등 캠페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2001년 식품재활용법에 이어 2019년 식품손실감소법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관련 부처, 지방자치단체, 기업, 소비자의 역할을 규정하고 식품 손실 감소의 달(10월) 지정, 지자체별 맞춤형 시책, 식품 재분배 활동 지원, 소비기한 등 식품표시방법 간소화, 식품 손실 저감 신기술 지원 등을 하고 있다. 2019년 식품 손실량이 전년보다 5% 감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장영주 국회입법조사처 산업자원농수산팀장 직무대리는 "일단 폐기된 식품은 재분배·재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폐기물 발생을 예방하는 정책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식품 손실 감소를 위한 재분배·재활용 사업은 안전이 전제돼야 하므로 일본 사례와 같이 별도 법률을 제정하거나 식품 기부 등 관련 법률에 식품손실관리정책 지원의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농식품 재분배 노력, 소비자 행동 변화 유도, 농식품 폐기물 처리·관리 제도 개선, 공급사슬 효율성 증대 등 4대 실천 전략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식품 기부를 통한 농식품 활용 가치를 연간 최대 1천975억원으로 추정하고 기부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부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음식물이나 식자재 마감 할인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집단급식소에서 1년에 버려지는 잔반이 76만1천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용자가 급식과 퇴식 때 식판을 스캔해 개인별 섭취량과 잔반량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활용해 잔반을 줄이는 것도 대안으로 꼽았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소비기한 표시제와 관련, 가공식품 폐기율 감소로 연간 3천301억원 규모의 소비자 편익이 생길 것으로 평가됐다.

홍연아 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세계적인 식량 위기와 기후 위기 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식품 폐기물의 사후 처리보다 예방으로 가야 하고 소비자의 행동 변화가 중요하다"며 "지역별 집단급식소의 미배식 음식을 안전하게 관리해 기부를 활성화하면 취약계층 지원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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