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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북한은 깨지기 쉬운 무쇠, 남한은 회복력 강한 대나무"
2022-05-20 06:16:19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한국의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를 융합한 '스마트파워' 국가를 제시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대학 벡텔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학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급변하는 세상에서 두 '코리아'의 이질적인 경로가 지금보다 더 뚜렷한 대조를 이룬 적은 없었다"면서 "남한은 글로벌 공동체의 책임 있는 회원국이자 문화적 취향을 만들어내는 강대국이고, 과학·기술·혁신의 리더"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북한은 전 세계적 '왕따'이자 지체된 발전과 기아의 국가, 구조적인 인권 착취 국가, 한반도를 넘어선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핵무장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남한)의 군사·정치적 하드파워는 미국이나 중국 같은 다른 강대국들에 비해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한국의 소프트파워 자산은 믿기 어려울 만큼 유명해졌고,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결과 이제 다른 나라들은 초강력 문화적 창고를 가진 스마트한 중간 강국(middle-power country)이란 한국의 성공을 모방하려 하고 있다"면서 K-팝 밴드 BTS(방탄소년단)를 예로 들었다.

BTS 덕분에 콜롬비아나 나이지리아 같은 지리적으로 먼 나라에서도 한국어 공부가 인기를 끌게 됐고,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체험하기 위해 여행을 오는 새로운 세대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면서 북한이 오늘날 하드파워만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고 반 전 총장은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창의성이나 혁신, 문화는 구조적인 억압과 국가 통제, 검열로 질식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한은 이와 대조적으로 글로벌 소프트파워의 선도 주자이면서 필요하다면 하드파워를 발휘할 준비가 된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면에서 볼 때 나는 북한을 무거운 무쇠(주철)에 비유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무쇠는 아주 강하고 튼튼해 보이지만 사실은 내부의 작은 균열로도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반 전 총장은 남한은 대나무 줄기에 비유했다. 그는 "대나무 줄기의 내부는 텅 비었지만 내부와 외부의 충격 모두에 아주 강력한 회복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하드파워나 소프트파워가 유일한 두 개의 길은 아니다"라며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스마트파워'란 미래 지향적 국가 정체성으로 독특하게 융합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는 게 내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국가가 스마트파워가 되기 위한 핵심 전략은 하드파워 및 소프트파워와 관련된 속성과 특징을 조합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초월하는 것이라고 반 전 총장은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한 선진국은 군사적 대비 태세와 경제적 힘, 문화적 역량, 기술적 혁신, 다자적 리더십, 환경 보호, 글로벌 시민의식을 융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글로벌 시민의식이 중요한 지침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는 타인에 대한 연민이자 돌봄이며, 이기적이지 않고, 다른 인간과 지구에 대한 존경을 담고 있다고 반 전 총장은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불확실하고 다극(多極)적인 세계에서 더 큰 리더십을 떠맡기에 충분할 만큼 역동적인 한국의 밝은 미래는 궁극적으로 스마트파워 국가를 향해 전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안은 미래 세대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도록 교육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또 최근 북한에서 대규모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했다는 소식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북한이 남한과 국제사회의 백신 공급 제안을 거절했다는 점에서 막대한 고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북한 지도부가 오미크론 변이가 상하이나 홍콩, 서울 등 백신을 접종한 다른 아시아 도시에 가한 인명 피해를 심각하게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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