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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경제…물가는 치솟고 성장은 더디고 적자는 쌓인다
2022-06-12 05:31:11 

부산항에 쌓인 컨테이너
사진설명부산항에 쌓인 컨테이너
글로벌 긴축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급망 불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 악화가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가 휘청이는 모습이다.

물가는 무서운 속도로 치솟는 반면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 경고등도 켜졌다.

국내외 기관의 한국 경제 관련 전망은 계속 어두워지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 뾰족한 해법을 찾기도 어렵다.



◇ 물가 6% 넘보고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쌍둥이 적자'도 우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이 최근 발표한 경제지표에서는 한국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지표는 전년 같은 달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12일 기재부와 한은, 통계청 등에 따르면 5월 물가 상승률은 5.4%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월까지 3%대 후반 수준이던 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석 달 만에 5%대 중반까지 뛰어올랐다. 6월과 7월에는 6%대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가가 오른다고 해서 경기가 활황을 보이는 것도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중 물가 상승) 공포는 커지고 있다.

4월 생산·소비·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2년 2개월 만에 전월 대비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두 달 연속 하락하고,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열 달 연속 하락했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6%에 그쳤다. 민간소비와 설비·건설투자가 모두 뒷걸음질 친 가운데 수출만 증가했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등 거시건전성 지표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4월 경상수지는 8천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흑자 기조를 이어가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4개월 만이다.

4월 외국인 배당지급 확대에 따른 일시적 적자일 가능성이 크지만, 수입 증가세가 수출보다 빨라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있어 안심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위기 기간 경기부양 정책으로 통합재정수지가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는 쉽게 지울 수 없다.


◇ 대외 불확실성 지속돼 OECD 등 국내외 기관 전망 더 어두워져

국내외 기관의 한국 경제 진단과 전망의 색채도 계속 어두워지는 모습이다.

8일 경제전망을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7%로 0.3%포인트 내렸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2.1%에서 4.8%로 2.7%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한국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앞서 4월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5%로 낮추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4.0%로 높인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간한 '6월 경제동향'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국 경제에 대해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간 불확실성 확대, 하방 위험 확대를 언급한 것보다 더 어두워진 표현을 쓴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가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차질,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주요국 금리 인상과 긴축,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등 대외 요인이라는 데에는 국내외 주요 기관 모두 인식이 같다.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2.9%로 내리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까지 경고한 상태다.


세계 경제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고 각종 대외 불안 요인도 차츰 해소된다면 한국 경제 상황도 좋아질 수 있지만, 기약이 없다. 현재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더 큰 위험이 닥칠 수도 있다.

허진욱 KDI 전망총괄은 "연말까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대외 요인의 크고 작은 영향이 갈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며 "공급망 차질이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차차 정상화되겠으나 장기화하거나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쌍둥이 적자'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적자 상태가 더 이어진다면 대외적으로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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