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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G2, 세계 경제 주도권 다툼 치열…고심 깊어지는 한국
2022-07-27 05:30:00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세계 경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제 분업체계가 마비되자 이를 계기로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 구도가 펼쳐지면서 정치·경제적으로 G2의 대립각이 더 커지고 있다.

이는 우방과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미국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고심을 깊게 하고 있다.


반도체법 관련 화상회의 중인 바이든 미 대통령
사진설명반도체법 관련 화상회의 중인 바이든 미 대통령

◇ 미국, 중국 견제 잰걸음…우방 결집 공급망 재편, 한국에 '손짓'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국을 배제한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9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을 때 "공급망을 더 강화하기 위해 주요 우방과 경제 협력을 굳건히 해야 하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엘런 장관은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독단적으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며 중국 견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주목받는 것은 미국이 구상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칩4)이다. 칩4는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을 가리킨다.

반도체는 전 세계 제조업의 핵심일 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반도체 생산액은 97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다. 이는 세계 평균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수출 비중은 19.2%에 달한다.

중국이 한국의 칩4 가입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공급망 안정 효과와 득실 등을 따져보고 필요하면 우리 방안을 역제안할 방침이다. 칩4 참여 시 중국과의 마찰을 어떻게 막을지가 관건이다.

또 미 의회에서는 5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했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등 13개국이 참여한 경제협력체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1%를 차지한다. 모두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하다.

미국은 지난달 21일 중국 신장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은 강제노동 산물로 간주해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세 폭탄'을 앞세운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때문에 일부 바뀐 것이라는 분석을 낳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중국, 반도체 자립화·FTA 네트워크 확대…영향력 강화

중국도 분주하다. 수출 주도형 경제 체제를 개선하고 내수를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삼는 '쌍순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중 갈등 속에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제 안보를 고려한 것이다.

핵심기술 자립화와 자체 공급망 구축은 중국이 내세운 '과학 굴기'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집계 결과 중국은 2021∼2024년 주요 반도체 생산공장 31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같은 기간 대만(19곳), 미국(12곳)을 웃도는 세계 최대 규모다.

미국에 맞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한 데 이어 올해는 자신들이 주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닻을 올렸다.

CPTPP와 RCEP는 미국이 모두 빠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CPTPP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2017년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탈퇴하자 일본·호주·캐나다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출범시켰다. 세계 GDP의 13%를 차지한다.

RCEP에는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과 호주·중국·일본·한국·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했다. 세계 GDP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은 그동안 신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경제 영토를 넓혀왔다.

KIEP에 따르면 중국과 일대일로 지역 국가 간 교역 규모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0%가량 늘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의 직접투자액은 같은 기간 153억 달러에서 225억 달러로 47% 증가했다.

그러나 일대일로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참여국이 빚의 늪에 빠지는 문제가 드러났다. 최근 스리랑카의 국가부도도 일대일로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유럽과의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그동안 일대일로 영향을 받은 아프리카 대륙을 상대로 채무 조정 등 경제·외교적 지원을 내세워 입김을 키우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 G2 대립각 커질 가능성…"한국, 기회요인 극대화해야"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정치적 요인까지 가세하면 양국 갈등 전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중 분쟁 향방 및 국제질서 영향' 보고서에서 올해 말 미국은 중간선거,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예정된 가운데 고물가(미국)와 제로 코로나 정책(중국) 등과 관련된 내부 불만의 대외 표출을 통해 정치 기반 강화를 시도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대만, 러시아 관련 문제가 미중 대립의 뇌관으로 작용할 경우 국지적 군사 충돌이 일어나면서 미국의 경제 제재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봤다.

중국은 희토류 등 원자재 수출 제한, 미국 국채 매도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술 국수주의 확산, 우호국끼리 공급망을 공유하는 경제 블록화 심화 등으로 세계 경제의 효율성과 혁신이 약해지고 정치 불안까지 초래하면서 잠재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우려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대내외 정책 수립에 G2를 둘러싼 국제 정치·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한편 기술·정치 측면의 전략적 가치를 공고히 하면서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갈등의 새로운 국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국과의 기술협력 강화 등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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