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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발언대] 힘든 일은 로봇이 하는 세상 만든다
2022-09-23 07:01:00 

대학생 때부터 기업가를 꿈꿨다.

그러나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창업이란 것이 너무나 두려운 일이어서 막연한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세상에서 가장 믿고 의지해온 형이 창업 아이디어를 냈다. 그것이 큰 고민 없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출발점이 됐다.


자율주행 로봇 전문 스타트업 트위니를 이끄는 천영석(41) 공동대표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소재 지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통해 밝힌 창업 동기다.

자율주행 로봇 전문 스타트업 트위니를 이끄는 천홍석(사진 오른쪽)·천영석 쌍둥이 형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사진]
사진설명자율주행 로봇 전문 스타트업 트위니를 이끄는 천홍석(사진 오른쪽)·천영석 쌍둥이 형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사진]
트위니(TWINNY) 사명(社名)에는 형제애가 그대로 묻어난다.

회사를 세운 두 사람이 쌍둥이(트윈·twin) 형제인데, 그 의미를 살려 우애를 다짐하며 지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트위니는 2015년 8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이어주는 자율주행 로봇 기업을 표방하며 닻을 올렸다.

고려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천홍석 씨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동생 영석 씨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동생은 창업 직전까지 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다니며 재무관리 부서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로봇 기술을 잘 아는 형과 경영관리 능력을 갖춘 동생의 찰떡궁합이 트위니의 버팀목임을 엿볼 수 있다.

동생 천 대표는 "둘이 같이 창업하면서 의견이 갈릴 때 힘들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에 와선 혼자 창업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기업을 이끌어 가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 이유로 스타트업 경영자는 1년 내내 거의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챙길 일이 많은 점을 들었다.

그는 기술을 잘 아는 형과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 공동창업이 정말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 목적지만 설정하면 'OK'…알아서 짐 나른다

트위니는 어느 업종보다 창업이 활발하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한 자율주행 로봇 업계에서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은 실내외에서 설정된 용도에 맞게 스스로 움직이며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말한다.

요즘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빙 로봇이 대표적인 자율주행 로봇이다.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로봇 소프트웨어를 전문으로 다루는 트위니는 60㎏ 이상의 중량물 옮기기에 기능이 특화된 로봇 기술을 확보해 외주(外注) 생산하고 있다.

천 대표는 공장이나 물류창고, 상가,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장애물을 피해 다니며 사람을 대신해 물건을 나를 수 있는 것이 자사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트위니는 힘든 일을 자율주행 로봇이 맡게 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성장 비전을 앞세워 작년까지 총 233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들였다.

다음 단계로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예비 유니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트위니는 지난 7월 대전시 유성구에 마련한 새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함으로써 본격적인 도약에 나설 채비를 끝냈다.

천 대표는 연 매출이 지난해 33억원에서 올해는 곱절인 7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놓고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인 트위니는 올 2분기에 국제회계기준(IFRS)에 부합하는 내부회계 관리 제도를 구축했다.

연내에 감사인 지정을 신청해 IFRS 모의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 순우리말 로봇 이름…나르고·따르고·더하고

첨단 신기술이 넘쳐나는 스타트업계, 특히 로봇 분야에선 기업명이나 제품 이름으로 영어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율주행 물류 로봇 분야의 선도 스타트업이라고 자부하는 트위니도 회사 이름만큼은 영어 연원이다.

하지만 주요 제품명은 모두 순우리말에서 따왔다.

설정된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하는 나르고, 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따르고, 그리고 두 로봇 기능을 합친 더하고가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이다.

나르고는 나른다, 따르고는 따른다, 더하고는 더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나르고는 물류창고, 공장, 사무실, 병원 등 물건 운송이 필요한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작업자를 추종하며 근처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따르고는 무거운 책을 서가에 배치하고 정리해야 하는 도서관에서 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한다.

더하고는 현재 경남 진주에 위치한 3성급 호텔에서 시험 사용 중이다.

이 호텔은 더하고를 투숙객 짐 운반과 소모품 보급·회수, 연회장 식기와 식음료 운반, 사용 식기 수거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천 대표는 이들 로봇의 명칭이 순우리말이어서 오히려 이색적이라고 지적하자 "직원들의 제안과 투표로 정해진 이름"이라며 전시회에 나갈 때마다 기억하기 쉽다는 호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이름인 트위니는 몰라도 나르고를 아는 사람이 매우 많다며 앞으로 내놓을 신제품 이름도 우리말로 지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3D 라이다 센서 장착한 트위니 로봇

B2B 시장용으로 개발된 트위니의 로봇은 사람 눈과 두뇌 역할을 하는 장치로 3D(삼차원) 라이다(LiDar) 센서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천 대표에 따르면 자동차와 로봇 등의 자율주행 시장에서 카메라 센서와 경쟁하는 핵심 부품인 라이다 센서는 가격이 비싼 것이 약점이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자사의 자율주행 전기차에 라이더를 쓰지 않겠다고 했던 것도 카메라 센서와 비교해 훨씬 비싼 가격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라이다 가격이 본체 제조 비용의 20% 정도로 크게 떨어져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 됐다.

다만 라이더 센서를 활용하면 컴퓨터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많아져 노이즈(시스템 장애를 일으키는 불필요한 신호)가 생길 수 있다.

트위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이즈를 제거하고 데이터 양을 줄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 알고리즘 덕분에 트위니 로봇은 어디서나 자기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사람이 붐비는 등의 복잡한 환경에서도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천 대표는 말했다.

트위니의 자율주행 로봇은 모델에 따라 60㎏부터 100㎏, 500㎏까지 다양한 무게의 물품을 나를 수 있다.

올해 말까지 누적으로 150대 판매가 예상되는 이들 제품의 대당 가격은 3천만~8천만 원대다.

트위니는 이르면 연내에 최대 1,000㎏까지 소화할 수 있는 B2B 제품을 추가로 내놓는 한편,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물류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천 대표는 자율주행 로봇 기술이 작년을 기점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졌다며 물류 로봇 구매 수요가 눈에 띄게 느는 추세라고 전했다.


◇ 고용노동부가 3년 연속 인정한 '청년친화강소기업'

트위니는 올 들어 5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해 전체 직원이 150명 규모로 불어났다.

전체 직원의 97% 이상이 정규직이고, 약 80%는 만 34세 이하 청년이다.

또 70%가량은 연구·개발(R&D) 인력이다.

이런 배경에서 트위니는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뽑혔다.

천 대표는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매월 4~5명을 신규 충원해야 한다며 청년 채용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스타트업 경영자라면 누구나 직면하는 난제가 인재 구하기다.

그러나 천 대표는 우수인력 확보 문제를 "되게 간단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스타트업 여건상 대기업 수준의 임금이나 복지혜택을 줄 수는 없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기업문화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인재가 몰린다는 이유에서다.

트위니는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가 좋은 기업문화 형성으로 이어진다는 천 대표의 신념에 따라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일하고 싶은 시간에 출근해 주 5일간 하루 8시간 정도 일하면 되는 구조다.

천 대표는 "자유롭지만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하면 성과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자율출퇴근제를 해 보니 게으름 피우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술 확보 목표"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적잖은 스타트업들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엄혹한 시기를 맞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성을 보고 이뤄지는 투자가 금리 인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영향으로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봇 관련 스타트업계에는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천 대표는 전했다.

벤처캐피탈이나 투자사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많이 줄이고 있지만 로봇 기업들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가 사업 성과도 조금씩 나오는 상황이어서 사정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천 대표는 금리 인상 때문에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리즈 C 단계 투자 유치에 성공해 자율주행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준의 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자사를 세계 시장에 알리면서 믿고 함께할 수 있는 협업 파트너사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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