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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어떻게 결정하길래? 따상 따상상 제각각인가요? [투자썰록]

매일경제 |  | 2021-05-08 15:00:04

[택기자의 투자썰록-2] 공모가, 그리고 `따상`
[편집자주] 실록(實錄)의 사전적 의미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은 기록`입니다. 하지만 `사실에 공상을 섞어서 그럴듯하게 꾸민 이야기나 소설`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택기자의 투자썰록`은 `사실과 공상(썰)을 적절히 섞은` 꽤 유익한 주식 투자 이야기입니다. 매일매일 주식시장을 취재하고 있지만 정작 투자에는 영 소질이 없는 주식 담당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이 기사가 투자자분들의 성공적인 투자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동학개미 파이팅입니다.




증시는 지금 `따상` 신드롬

현재 증시를 관통하고 있는 최대 화두는 바로 `공모주 열풍`입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공모주 시장에서 숱한 신기록이 써지고 있는 가운데 `따상`(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는 1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공모주 청약에는 무려 8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습니다. 올 한 해 우리 정부의 교육 예산이 약 71조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만큼 공모주 투자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모주 투자는 언제부터 이렇게 인기가 높아졌을까요. 왜 유독 작년과 올해에 따상, 따상상 얘기가 많이 나오는 걸까요. 그리고 SKIET는 따상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공모가, 제대로 알아야 `따상`을 맛볼 수 있습니다. 공모가가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되는지, 또 따상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공모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공모`란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고 이 주식을 살 사람을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팔 가격을 정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공모가`입니다. 공모가는 회사 임의로 정할 수 없습니다. 상장하려는 회사는 증권사(상장 주관사)와 협의해 기업가치를 분석한 후 적정 공모가를 산정해야 합니다.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은 `절대가치 평가법`과 `상대가치 평가법`으로 나뉩니다. 보통 상장할 때는 상대가치 평가법을 사용합니다.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는 다른 회사를 상대로 비교해 가치를 매기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A유통업체의 가치를 결정할 때 이미 상장돼 있는 B유통업체의 가치를 고려해 판단하는 것입니다.

비교 지표는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이 가장 많이 쓰입니다. PER는 현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주당 순이익(EPS·Earning Per Share)은 회사 전체의 당기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것이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상장사인 B유통업체의 당기순이익이 100만원이고 발행주식수가 1000주라면 주당 순이익은 1000원(100만원/1000주)입니다. 만약 B유통업체의 현 주가가 1만원이라면 이 회사의 PER는 10배(1만원/1000원)가 되는 거죠.

PER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성, 성장성, 영업활동의 위험성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현재 돈 버는 실력과 비교해 주가가 높은지 낮은지를 가늠하는 데 유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통상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은 동종업계의 PER의 평균을 내고 여기에 10~30%가량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공모가 범위를 결정합니다.

PER는 아주 기본이 되는 지표이고요.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산업 특성을 감안한 다양한 지표를 활용합니다. 기업의 가치(EV)와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EBITDA)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세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와, 매출액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매출비율(PSR)`,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다양한 재무지표를 활용해 적정 가격을 결정합니다.

이후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이라고 하는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공모가를 확정합니다. 수요예측 때 높은 가격에 사고자 하는 기관투자자가 많다면 희망공모가의 상단에서, 수요예측이 저조하다면 하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됩니다.




따상 열풍은 언제부터였을까



공모가를 정한 회사는 곧 증시에 상장합니다. 이때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당연히 따상 시나리오를 기대합니다. 시초가(처음으로 거래되는 가격)는 공모가의 90~200%에서 결정되는데, 따상을 기록할 경우 하루 수익이 무려 160%에 달합니다. 예를 들면 공모가 1만원 주식일 경우 시초가는 9000~2만원에 결정됩니다. 매수가 몰려 가장 높은 2만원에 시초가가 결정된 이후 30% 상한가를 기록하면 2만6000원이 됩니다. 1만원에 산 주식이 하루 만에 2만6000원, 160%의 수익을 내는 셈이죠.

사실 지금에서는 따상이라는 단어를 누구나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유행처럼 쓰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따블(double)과 상한가의 합성어인 따상은 `상따`(상한가 추종매수), `하따`(하한가 주식 매수) `쩜상`(개장 직후 상한가)처럼 전문투자자들 사이에서만 쓰이던 은어였습니다.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입니다. 당시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방침 아래 내놓은 코스닥 벤처펀드가 흥행하면서 공모에 나선 코스닥 기업들이 따상을 기록하는 경우가 빈번해진 영향입니다. 그러나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하고 열기도 점차 식어가면서 따상 신드롬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7월 SK바이오팜이 따상 열풍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조 단위 기업인 SK바이오팜이 무려 `따상상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면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죠. 4만9000원이었던 공모가는 상장 사흘 만에 20만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SK바이오팜 이후 카카오게임즈, 하이브(옛 빅히트) 등도 연이어 따상을 기록하는 등 공모 시장에 새 역사가 쓰였습니다. 올 들어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따상에 성공한 가운데 SKIET 역시 역대급 행보를 나타내는 등 따상 열풍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공모가와 따상은 무슨 관계?



통상 새내기 주식은 상장 첫날 급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현상에 대해 연구했지만 명확한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종의 이상현상(anomaly)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공모가와 주가의 관계는 어느 정도 규명이 됐습니다.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에 맞는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먼저 공모가가 시장에서 생각하는 기업가치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입니다. 상장 첫날 따상 혹은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가가 싸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아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죠. 반대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면 따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주가 하방 압력 또한 높아집니다. 고평가됐다고 여기는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물량을 매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선 사례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따상상상을 기록한 SK바이오팜과, 따상상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당시 시장에선 공모가가 보수적으로 산정됐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반면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직후 매도세가 쏟아져 따상이 풀린 하이브(빅히트)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죠. 그만큼 공모가가 주가 흥행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모가도 중요하지만 시장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 3월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도 상장 전 공모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따상엔 결국 성공했습니다. 새내기 기업들의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는 등 시장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막대한 유동성이 유입된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 올해 상장한 기업 28곳(스팩, 재상장 제외)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곳은 단 4곳에 불과합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익률은 보장이 되겠다는 판단이 서는 것이죠.

물론 공모가와 시장 분위기만으로 주가 흐름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종목과 관련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정보가 개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공모주 투자에 나서기 전 회사가 속한 산업군이나 환경 등 사회 전반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SKIET는 어떻게 될까요



끝으로 SKIET를 살펴보겠습니다. 11일 상장을 앞둔 SKIET는 배터리 안에 탑재되는 습식 분리막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습식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알려져 있죠.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SKIET는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위해 `EV/EBITDA`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비교 기업은 중국 창신신소재(Yunnan Energy New Material),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도레이(Toray Industries) 등입니다.

글로벌 습식 분리막 시장점유율 1위(29.2%)인 중국 창신신소재는 작년 기준으로 약 3265억원을 벌고 있고, 기업가치는 17조468억원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EV/EBITDA가 약 52배임을 알 수 있습니다.

SKIET의 작년 세전 영업이익은 1966억원입니다. 공모가 10만5000원 기준 시가총액이 7조4862억원이니까 SKIET의 EV/EBITDA는 약 38배 수준으로 계산됩니다. 따상에 성공할 경우 EV/EBITDA는 60배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SKIET의 습식 분리막 점유율은 10.8%로 2위를 기록 중입니다. 성장성 등을 감안해도 고평가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드린 대로 시장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최근 증시에 입성한 SK그룹주는 모두 따상에 성공했습니다. 공모 시장 또한 뜨겁게 과열된 상태죠. 단순히 비싸다 싸다를 떠나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SKIET는 따상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 다음 기사는 회사의 자본금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뜻하는 증자와 감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와 감자를 동시에 결정한 바 있습니다. 주가는 16% 넘는 급락세를 맞았죠. 증자와 감자는 주가에 호재일까요, 악재일까요? 이 밖에 궁금한 점 있으면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아참, 제 네이버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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