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한해동안 815% 가량 급등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위메이드 주가가 올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자산 `위믹스(WEMIX)` 코인 가격도 고점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한숨을 키우고 있다.

6일 오전 10시 46분 현재 위메이드는 전일대비 6900원(8.51%) 떨어진 7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만9000원선였던 위메이드 주가는 같은해 11월 장중 24만5700원을 돌파했다. 약 10개월새 무려 1175%가 오르는 기염을 토해낸 것이다. 같은해 위메이드가 출시한 신작 P2E 게임 `미르4`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 P2E 게임이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개념으로, 게임 내 기존의 과금 체계를 뒤집어놓을 수 있는 대안으로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위메이드 측의 위믹스 코인 대량 매도와 지난해 실적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현재 위메이드 주가는 지난해 고점(24만5700원) 대비 3분의1 토막이 났다. 지난해 11월 21일 2만8000원이 넘었던 위믹스 코인 역시 현재 2900원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달 1일에는 2800원선까지 내리기도 했다.

앞서 위메이드는 2018년 국내 게임사 최초로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했다. 지난 2020년에는 블록체인 위믹스와 이에 기반한 가상화폐를 발행해 `위믹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출시한 미르4 게임 속에서 그 포부를 구체화했다. 미르4 게임 내에서 흑철이라는 광물을 채굴해 게임 속 가상화폐 드레이코와 바꾸고, 위믹스 플랫폼을 통해 위믹스 코인으로 일종의 환전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당초 `게임을 하면 돈을 쓴다`는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으면서 미르4는 작년 여름 출시 당시 글로벌 동시 접속자가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위메이드가 스스로 발행한 위믹스 코인을 장기간에 걸쳐 대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게임 속 가상화폐 드레이코와 위믹스 코인의 가치가 보장돼야 P2E 게임이 지속 가능성을 지닐 수 있는데 위메이드의 매도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믹스 코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위메이드측은 코인 발행 당시 사전 예고한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직접 나서 월급 전액을 위믹스에 베팅하겠다고 밝히며 배수진을 쳤다. 위믹스측은 지난달 18일과 2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장 대표가 약 1억3770만원을 투자해 위믹스 코인 2만6100여개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위믹스 토큰을 퍼블릭체인으로 이전하고 해당 지갑 주소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위메이드의 지난해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 처분 금액을 지난해 실적에 포함해 공시하면서 실적 `뻥튀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매출액 5607억원을 기록했다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라 밝혔지만 지난해 4분기 매출 3524억 원 중 2255억원이 위믹스 유동화 금액이었다.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이날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보면 1분기 매출액은 1285억원,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3개월 전(684억원)보다 무려 60% 줄어들었고, 매출액 역시 38억원 감소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