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체 기업분석 / 시장분석
뉴스 > 기획기사 > 새로고침

경제용어
확대확대 축소축소 프린트프린트 목록목록

제조업 패러다임 바꾸는 스마트팩토리

4차 산업혁명 시대 전통 제조업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기업마다 비상이 걸렸다. 기존 자동화를 통한 대량생산 방식으로는 더 이상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워지면서 너도나도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이 봉쇄돼 글로벌 공급망이 휘청거리자 지능형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제조 혁신에 나서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

지난 6월 23일 오후 찾아간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포항제철소가 내세우는 스마트팩토리답게 철강 생산 공정이 바쁘게 돌아간다. 검붉은 색을 띤 철강 반제품 슬래브가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생산라인을 이동한다. 제2열연공장에 적용된 스마트팩토리 기술 중 하나가 크롭(crop) 자동 절사 기능이다. 슬래브를 압축하면 점차 길어지면서 선단부와 미단부의 불균형 형태가 나타나는데 이 부위를 크롭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반듯한 모양을 내기 위해 작업자들이 일일이 크롭양을 수동으로 지정해 잘라냈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면서 더 이상 사람 손이 필요 없게 됐다. 슬래브 모양을 이미지로 검출해 영상 처리한 후 최적화된 절사 지점을 AI가 스스로 판단해 자동 절사한다.

서명교 포스코 포항제철소 스마트팩토리섹션 리더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덕분에 슬래브를 절사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연간 1만7000t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압연 전 슬래브를 1000도 이상으로 가열하는 조업 역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완전 자동화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열연공장뿐 아니라 고로, 선재공장 등 생산 현장 곳곳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쇳물(용선)을 생산하는 고로 높이는 110m로 40층 아파트와 비슷할 정도로 대형 설비다. 그 안에 담긴 최대 2300도의 뜨거운 용선 상태가 수시로 달라져 예측이 쉽지 않다. 24시간 연속 생산체제라 잠시 설비를 멈추고 내부를 보기도 어려운 구조다.

이를 눈여겨본 포스코는 스마트고로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딥러닝을 통해 용광로 노황(고로 내부 상태)을 자동 제어하기 위해서다. 석탄과 철광석 상태를 고화질 카메라로 실시간 데이터화한 뒤 딥러닝 AI를 활용해 최적의 노황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는 작업자가 2시간에 한 번씩 찍은 사진으로 일일이 온도를 체크했지만 이제는 1시간 후 노열도 예측하고 자동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고로 기술 덕분에 생산성도 높아졌다. 포항제철소 2고로의 용선 생산량은 하루 240t 증가해 연간 약 8만5000t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승용차를 연간 8만5000대 더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노황을 자동 제어하면서 노황 불량을 ‘제로’ 수준으로 줄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포스코 관계자는 “2고로보다 규모가 큰 3·4고로에도 스마트고로 시스템을 적용해 성과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300건 넘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2520억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냈다.

LS일렉트릭(옛 LS산전) 청주사업장도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100%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시간으로 공장 제어부터 품질, 에너지 모니터링 등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 SK에너지는 울산콤플렉스의 86m 높이 원유 저장탱크를 사람 대신 드론이 검사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2021년까지 검사가 예정된 원유 저장탱크 30기 검사 비용이 기존 9억원에서 5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철강, 전력기기 등 전통 제조업체만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식품업계에서도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는 곳이 부쩍 늘었다.

증류소주 ‘화요’ 브랜드로 유명한 광주요그룹 여주공장은 AI 관리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화요 주원료인 쌀의 보관부터 증류, 숙성, 포장 등의 전 공정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첨단 IT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에는 직원들이 일일이 처리했던 업무지만 AI를 활용해 불량 제품을 줄이고 생산원가를 아낄 수 있게 됐다.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은 음료를 생산하는 전 공정을 자동화하고 AI가 과거 판매 데이터, 재고 상황, 날씨 등의 변수를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는 등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아직까지 스마트팩토리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비용 부담을 우려해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주저하는 사례도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 지원을 받아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나서는 중소기업도 적잖다.

풍미식품, 농가식품, 고향식품, 고원식품, 이루심 등 김치 제조업체 5곳은 최근 삼성전자와 손잡고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했다. 올 초부터 ‘양념 소 넣기’라는 부분 자동화 설비를 설치해 생산성을 높였다. 보통 김치 제조 공정은 배추 투입, 절임, 세척, 탈수, 양념 혼합, 숙성, 포장 등으로 진행된다. 이 중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양념 혼합 작업을 자동화 설비가 대신 해주는 것이다.

배추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원통형 자동화 설비 속으로 들어가면 사방 노즐에서 김치 양념이 분사되면서 배춧잎 사이로 스며든다. 이 설비가 계속 회전하면서 양념이 배추 겉과 속에 골고루 버무려지는 원리다. 배추김치뿐 아니라 열무김치, 포기김치 등 종류별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힘쓰면서 시장도 커지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가 올해 9조5900억원에서 2022년 15조6000억원으로 60%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도 2030년까지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2000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제조업 부가가치율을 선진국 수준인 30%로 끌어올려 세계 4대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업들이 AI, 로봇 등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덜컥 도입한다고 해서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정태기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장은 “국내 제조업체들은 우수 프로그램 몇 개 갖다놓으면 곧장 스마트팩토리로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제대로 된 빅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앞서 기존 생산 공정이 체계적으로 돌아가는지, 양질의 데이터가 쌓일 만한 환경인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민·강승태·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6호 (2020.07.08~07.1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0-07-10 13:06:50 입력

경제용어
확대확대 축소축소 프린트프린트 목록목록

기사 관련 종목

종목명 현재가 등락 등락률(%)
롯데칠성 101,000 ▼ 1,000 -0.98%
삼성전자 57,800 ▲ 300 +0.52%
LS 42,400 ▲ 1,200 +2.91%
SK 244,500 ▲ 2,000 +0.82%
 
목록보기
재계 순위 뒤흔드는 창업 1세대 기업.. 20-07-10
창업 1세대 기업 성공 사례 이어지려.. 20-07-10
- 제조업 패러다임 바꾸는 스마트팩토.. 13:06
사례 (1) 스마트팩토리 도입 후 승승.. 20-07-10
사례 (2) 스마트팩토리 도입 후 수출.. 20-07-10

 
로그인 버튼
ID찾기 회원가입 서비스신청  
 
최근조회 탭 보기관심종목 탭 보기투자종목 탭 보기
08.10 15:59    실시간신청     최근조회삭제  
종목명 현재가 전일비 등락률
코스피 2,386.38 ▲ 34.71 1.48%
코스닥 862.76 ▲ 5.13 0.60%
종목편집  새로고침 

mk포토

(주)매경닷컴 매경증권센터의 모든 내용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투자권유 또는 주식거래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본 사이트에 게재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는 본 사이트의 정보를 제 3자에게 배포하거나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