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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 시대상](3) 생활 양식-이동·접촉·공간 없는 ‘3無’ 일상화 내 곁에 로봇·드론, 라이프스타일 확~
“이 폭풍은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내린 선택들이 몇 년 동안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하며 전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코로나19라는 폭풍을 겪은 우리의 삶은 점차 변하는 중이다. 사람은 이동을 멈추고 집에서 모든 일을 해결한다. 인간 없이 가게가 운영되고 로봇이 곳곳을 돌아다닌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은 조금씩 사라지는 추세다. 팬데믹 이후 이동·접촉·공간이 사라진 ‘3無’의 삶이 일상화될 예정이다.



3無의 삶 1 ‘이동’이 없다

▶외출 줄이고 집에서 모든 것 해결

코로나 사피엔스 삶에서 ‘이동’은 없다.

감염 우려로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 모든 일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맹위를 펼치던 3월, 서울시 지하철과 버스 탑승객 수는 각각 35.1%, 27.5% 줄었다. 하루 평균 20만명대였던 인천공항 이용자 수는 코로나19 유행 후 5000명대로 급감했다. 그야말로 이동이 사라진 시대다.

집에서 나가지 않는 만큼 옷과 식생활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옷은 ‘실용’ 중심으로 바뀐다. 집에서 보내는 ‘집콕’족 증가에 격식이 사라진 원마일웨어, 투마일웨어, 슬세권 패션으로 바뀐다. 실제 올해 1분기 CJ대한통운이 택배 물량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유행한 3~4월 홈웨어와 트레이닝복 물량이 각각 130%, 87% 증가했다. 반면 정장은 34% 감소했다. 레깅스 판매량도 급증했다.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는 2월 대비 3월 판매량이 400%나 상승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고 근거리 외출하기에도 적합한 편안하고 스포티한 애슬레저 의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한 옷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식사도 밖에서 먹는 외식이 아닌 집에서 먹는 ‘내식’이 일상으로 자리 잡는다. 시켜 먹거나 간단히 조리 가능한 일명 ‘레디메이드’ 음식이 외식을 대체한다.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배달의민족 주문 건수 증가율은 각각 49%, 66%, 67%, 60%, 63%에 이른다.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주요 가공식품 업체의 1분기 HMR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했다. 집이 식당을 대체하는 추세는 점점 가팔라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배달과 HMR의 편리함을 경험한 만큼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배달·HMR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외식이 줄고 ‘내식’이 늘어나는 등 ‘소셜다이닝’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3無의 삶 2 ‘접촉’이 없다

▶대면 접촉은 무인매장과 로봇으로 대체

사람끼리 접촉도 이제는 쉽게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염을 막기 위해 대면 접촉은 피하고 무인매장과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체한다.

일찌감치 키오스크·셀프결제 등 무인판매 체계를 도입한 유통업계는 물론 통신·보험 등 그동안 대면 영업이 많았던 업종에서도 무인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하반기 사람이 없는 무인매장을 열 계획이다. KT는 직영매장에 비대면 보관함 서비스를 선보인다. DB손해보험은 인공지능 키오스크를 활용한 장기보험 사고 접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효과를 확인한 후 전 센터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사람 없는 가게가 곧 표준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로봇과 드론은 이제 먼 미래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로봇과 드론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로봇이 조리한 음식을 로봇으로 배달받는 모습이 평범한 풍경이 될 듯 보인다. 배달의민족 ‘딜리 플레이트’와 베어로보틱스 ‘페니’ 등 서빙 로봇은 이제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는 배송 로봇 2단계 시범 운영을 준비 중이다. CGV에서 관객을 안내하는 로봇과 커피를 내리는 라운지랩의 로봇 바리스타는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한 로봇업계 관계자는 “아직 로봇기술이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드론 역시 발이 묶인 사람을 위한 배송 서비스로 각광받는다. 인천시와 통영시 등은 도서 지역 배송을 위한 드론 택배 개발에 착수했다. GS칼텍스·리테일은 편의점과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드론 배송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후년까지 총 352억원을 투입해 드론을 활용한 물류 서비스 플랫폼 구축과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3無의 삶 3 ‘공간’이 없다<`/b>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에 방점

“인류의 생활 공간이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것에 방점이 있다.”

최재붕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가 ‘코로나 사피엔스’ 책에서 남긴 말이다. 그의 말대로 코로나19 이후의 삶에서 우리가 알던 기존 ‘오프라인 공간’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인류 활동 공간은 집과 온라인 그리고 자연으로 대폭 줄어든다. 코로나19로 공간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오프라인 매장을 영구 폐쇄한다. 월마트는 매장 1000개를 축소할 계획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매출 감소에 롯데·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는 매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명동, 홍대, 이태원 등 주요 오프라인 상권은 사람이 자취를 감췄다.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 역시 존폐 여부가 위태롭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학교와 학원 교사는 물론 대학 교수까지 온라인 강의에 뛰어들었다. 여가와 교육을 비롯한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교직원은 “비대면 강의를 처음 시행했는데도, 설문조사 결과 47%에 달하는 학생이 온라인 강의에 찬성했다. 대부분 수업 편의성에 만족감을 표했다. 대면 강의 수준으로 수업 질을 올린다면 더 많은 학생이 찬성할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다고 외부 활동을 아예 줄일 수는 없는 법. 인류가 외출을 하고 갑갑함을 푸는 곳은 바로 ‘자연’이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이 ‘자연 공간’이다. 산에는 등산객이, 숲에는 캠핑족이 몰려들었다. 북한산 등산객은 지난해보다 20만명이 늘었다. 캠핑 인구는 3월부터 계속 증가세다. 감염으로부터 안전하게 답답함을 풀려는 사람들이 몰린 결과다. 이런 추세는 코로나19가 끝나고도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 의견이다.

“원래 사람에게는 자연을 희구하는 욕망이 있다. 코로나19로 등산과 캠핑을 즐기며 자연을 경험한 사람은 쉽게 그 기억을 잊지 못한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당분간은 산이나 계곡 등 야외에서 자연을 즐기려는 추세가 이어지리라 본다.”

이훈 한양대 관광경영학부 교수의 생각이다.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6호 (2020.07.08~07.1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0-07-10 13:15: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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