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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까지 언제 기다리나…살얼음판 증시에 개미들은 지쳐간다

`동학개미 국민 주식` 삼성전자와 미국 JP모건을 시작으로 이달 한국과 미국 뉴욕 증시에서 `2021년 3분기(7~9월) 실적` 발표 시즌의 막이 오른 가운데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포트폴리오 방어에 집중하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는 연말 산타 랠리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형 유통주에 투자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최근 한 달 새 코스피 낙폭이 두드러진 탓에 신중론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우선 한국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낙폭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지금을 `저점 매수 기간`으로 보고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65배로 나타났다. 코스피 대형주 12개월 선행 PER는 이보다 높은 10.81배이지만 중형주는 9.02배, 소형주는 7.31배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PER가 중립 수준으로 다가서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어닝(실적)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지금은 적극적으로 주식 비중을 늘릴 시기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대형주 실적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소형주는 PER가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 부담 등 여러 변수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 주가가 저평가된 가치주 혹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를 노리는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증권은 경제 재개 수혜 종목으로 이마트와 호텔신라. CJ CGV, 화승엔터프라이즈 등을 꼽았다. 이 밖에 경기에 민감한 종목 중 롯데케미칼과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BNK금융지주 등에 주목할 만하다고 봤다.

다만 전반적으로 증시 불안감이 감돌고 조정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매매 타이밍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국 증시가 조정장에서 상승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던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달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지고 29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며 조정 장세가 짙어지자 코스피 전망을 다시 낮춰 잡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예상 밴드로 2930~3250선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헝다그룹 사태와 인플레이션 불안 등이 겹친 데다 3분기 어닝 시즌은 상반기와 달리 이익 개선 모멘텀(전환 국면)이 확연히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는 최근 코스피 전망을 최고 3020포인트로 낮췄으며 하단은 2880선을 제시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중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커진 것이 외국인의 한국 주식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을 한국 증시의 추세 반전이 이뤄질 만한 시점을 올해 4분기가 아닌 내년 1~2분기로 예상했다. 이 팀장은 "애초 예상했던 추세 반전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바 반전이 이뤄질 시기는 내년 1분기 후반이나 2분기 중반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현시점에서 2022년 상반기 중 있을 수 있는 반전 기회를 활용하려면 일단 위기 관리와 수익률 지키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유 자금이 있으면 단기 매매 기회를 노릴 수 있으나 이런 경우에도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고 매매 타이밍은 짧게 잡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체센터장은 "금리가 오르면 개인투자자의 차입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한국 증시를 지탱하던 `동학 개미`의 주식 시장 참여 활기가 떨어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증시에서도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비 급등, 일자리 시장 고용난 등 공급 측면 압박 기업들 비용 상승이 순이익 등 실적 증가세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줬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 분석 업체 팩트셋 집계를 인용해 올해 3분기 미국 대기업 순이익 증가율이 직전 분기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예로 들면 지수 포함 기업들의 3분기 총 수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1%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2분기 기록(13.1%)보다 낮은 수치다. 파인 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아닉 센 글로벌 주식 책임자는 "어렵고 혼란스러운 어닝 시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같은 날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전 세계 경제 회복세의 걸림돌로 등장한 공급망 위기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며 소비에 힘입어 경제가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날 국제금융연구소(IIF)가 연 콘퍼런스에서 "내년에는 공급망 위기가 전혀 문제가 아닐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20% 이상 돈을 더 쓰고 있다는 점이 내 예상의 주된 근거이며 기업들도 공급망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미국 내수 소비 지출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사람들이 (공급망 위기 탓에) 자동차를 살 수 없지만 그 대신 주택 수리에 돈을 쓰고, 해외여행을 할 수 없지만 대신 국내 여행에 돈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대란이 미국 연말 소비 성수기를 망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을 비롯해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얼리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들어갔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이 무리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월가에서는 물류·유통망 확보 여력이 있는 대형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12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특히 대형 유통주 중에서도 월마트와 미국 온라인 수공예 상거래 플랫폼 엣시 주식을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투자 메모를 통해 밝혔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1-10-14 20:54:3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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