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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1년 08월 09일 (월) 20시 12분 확대확대 축소축소 프린트프린트 모바일모바일 목록목록

도시형 생활주택 틈새 투자처로 뜨나…청약 문턱 낮지만 다주택 규제 못 벗어나

서울, 수도권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 오피스텔 등 대체 상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에는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몸값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 급증

▷상반기에만 1000가구 넘어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 물량은 1074가구에 달했다.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청약 수요가 급증했다. 무려 2만1309건이 접수돼 평균 19.84 대 1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청약 경쟁률이 9.97 대 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경쟁이 더 치열했다. 상반기 수도권에서만 5개 단지, 807가구가 공급됐는데 총 2만430건이 접수돼 경쟁률이 25.32 대 1에 달했다. 인기에 힘입어 하반기 서울에서만 1400가구 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인기를 끈 배경은 뭘까.

구체적인 개념부터 살펴보자. 도시형 생활주택은 10여년 전인 2009년 당시 정부가 급증하는 1~2인 가구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상품이다. 주로 전용 85㎡ 이하 소형 평형 위주로 짓는 30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 주택법상 주택으로 구분되지만 주차장, 부대시설 등 각종 건설 기준을 완화해 공급자 부담을 줄였다. 아파트와 달리 각종 부대시설 등의 설치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주택법에서 규정한 감리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에도 예외를 두면서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에 뛰어들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상품이다. 아파트에 비해 투자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청약가점 아닌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만큼 가점이 낮은 젊은 층 입장에서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다. 청약 당첨 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별다른 재당첨 금지 규제가 없고 실거주 의무에서도 자유롭다. 건축법상 도시 지역에서만 건립이 가능해 주로 도심 자투리땅에 들어서다 보니 입지가 우수한 것도 장점이다.

주택으로 분류되는 만큼 아파트처럼 욕조, 발코니 설치 등이 가능해 내부 평면 구조가 아파트 못지않다. 오피스텔처럼 전용면적이 작은 것도 아니다. 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을 나타내는 전용률이 70~80% 선으로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로 10~20평대 소형 물량이 많은 만큼 1인 가구나 신혼부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매력을 갖춘 덕분에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은 곳곳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HDC아이앤콘스가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일대에 분양한 ‘신공덕아이파크’는 전용 49㎡ 136가구 모집에 4814명 신청자가 몰려 평균 35.4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덕분이다. 드레스룸을 비롯해 넉넉한 수납 공간을 둔 것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수원 서둔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수원 테라스’ 도시형 생활주택은 경쟁이 더 치열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이 47.2 대 1로 웬만한 아파트 못지않았다. 전용 55㎡ 11가구 모집에 3023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274.8 대 1까지 치솟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분양가도 연일 상승세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도시형 생활주택 ‘원에디션 강남’은 3.3㎡당 분양가가 7128만원에 달했다. 전용 26~49㎡ 소형 평형으로 분양했는데도 분양가가 10억~19억원 수준이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은 인기를 끌었다. 총 234가구 모집에 1540건이 몰려 평균 경쟁률 6.58 대 1을 기록했다.

여세를 몰아 건설사들은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 물량을 쏟아내는 중이다.

현대건설은 서울 중구 묵정동에서 ‘힐스테이트 남산’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로 전용 21~49㎡, 282가구로 구성된다. 서울 지하철 3, 4호선 환승역 충무로역이 가깝고 시청, 광화문, 종로 등으로 출퇴근이 편리한 입지를 갖췄다. 내부 구조도 돋보인다. 전용 21㎡A를 제외한 전 가구에 드레스룸, 호텔식 분리형 욕실이 들어선다. 전용 38㎡, 44㎡의 경우 광폭 루프 테라스가 적용돼 캠핑, 개인 정원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힐스테이트 남산 인근에는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하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업이 완료될 경우 총 3885가구 규모의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종로구 세운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도시형 생활주택도 최고 청약 경쟁률 51.3 대 1로 인기를 끌었다.

반도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리미티오 148’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0층, 전용 23~49㎡ 총 132가구가 들어선다. 입지도 괜찮다. 지하철 1, 5호선 환승역인 신길역과 1호선 영등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에 위치했다.

▶‘묻지마 투자’ 금물

▷주차 공간 부족에 공실 우려도

도시형 생활주택이 인기를 끌지만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서울, 수도권 도시형 생활주택에는 실수요가 몰리는 반면 지방 분양 물량은 청약자가 적어 미분양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부산에서 분양한 A도시형 생활주택은 총 91가구 분양에 청약 신청은 45건에 불과해 상당수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얼핏 보면 투자가 수월할 것 같지만 규제도 만만찮다. 공시 가격 1억원 이하 또는 전용 20㎡ 이하 도시형 생활주택은 무주택으로 간주돼 주택 수에 산정되지 않지만 전용 20㎡가 넘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엄연히 주택 수에 포함돼 기존 아파트를 보유할 경우 1가구 2주택자가 된다. 주차장이 넉넉한 일반 아파트 단지와 달리 주차 공간이 부족한 데다 각종 부대시설이 취약해 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많다. 1가구당 주차대수가 1대도 채 안 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수두룩하다.

주로 소형 평형이다 보니 임대 수요도 꽤 많지만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도시형 생활주택 인기에 힘입어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임대수익률이 4% 이하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때 도시형 생활주택이 인기를 끌다 투자 열기가 시든 것도 임대수익률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막상 도시형 생활주택에 살아보면 아파트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실수요자가 많다. 주차대수가 가구당 0.6대 안팎에 불과해 주차난을 겪는 일이 잦은 데다 일조권이 확보되지 않는 단지도 적잖다. 세입자들이 기피하면 임대료는 당연히 떨어지고 공실 기간도 늘어나 당초 기대했던 투자수익률을 맞출 수 없다. 매도할 때 웃돈이 붙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환금성이 떨어지는 틈새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 진단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할 때는 전용면적 기준으로 주변 아파트, 오피스텔 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지 않은지 확인하고, 반드시 현장 답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한목소리다. 분양 현장 주변에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시설 공급이 쏟아질 경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이왕이면 서울 도심에 위치해 지하철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은 도시형 생활주택이 좋다. 청약 경쟁률 허수가 많은 만큼 인기에 휩쓸리지 말고 분양 현장을 직접 답사해 입지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관리비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가구 수가 많은 단지가 유리하다.” 한태욱 동양미래대 경영학부 교수 조언이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1호 (2021.08.11~2021.08.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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