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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2년 01월 27일 (목) 17시 10분 확대확대 축소축소 프린트프린트 모바일모바일 목록목록

[스타트업 IR 컨설팅] “정부 창업지원 프로그램 활용이 성공적인 출발의 관건”

2019년 7월 1일 일본으로부터 한국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됐다. 미사일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부품 및 소재 수출 규제’라는 탄두가 장착돼 있었다.

이제는 단지 ‘소부장’이라고만 불러도 모두 알 수 있게 된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의 기술독립과 국산화만이 일본의 공습에 대처할 유일한 길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정책당국은 이미 1980년대부터 꾸준히 핵심기술의 자립을 지원해 왔으나 ‘소부장은 메이드 인 저팬(Made in Japan)이 정답’이라는 고정관념과 타성의 벽을 깨지 못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오랜 시간 철벽에 갇혀 있던 핵심기술 국산화를 향한 부스터로 작동했고 절박했던 국내 소부장 산업의 비약적 성장을 가져왔다.

소부장의 자립을 이끌어낸 정책적 전략의 핵심은 공공 국책연구소와 대학, 기업을 잇는 연구개발 생태계 활성화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었다.

일제만 신뢰하던 대기업의 고정관념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어렵게 기술개발을 진행하던 중소기업에 활로가 열렸다. 마침내 소부장은 세계시장을 선도할 한국 산업 경쟁력을 입증하는 키워드가 됐다.
경북·서울·울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콜라보 컨퍼런스’ 참석자들 격찬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경북, 서울, 울산센터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유망기업을 육성하는 ‘소부장 스타트업 100’ 프로젝트를 주요 과제중 하나로 삼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21일 이들 3개 센터가 공동으로 ‘소부장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투자유치, 성장전략, 대기업과의 협력방안을 공유하는 컨퍼런스를 열었다.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 스튜디오와 상담 라운지를 설치하고 줌(Zoom)으로 선착순 등록신청 한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컨퍼런스는 실시간 질의 접수를 통한 몰입감 있는 진행으로 참여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컨퍼런스는 특히 소부장 기술 자립의 핵심 네트워크인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 시너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모델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부로 나뉘어 진행된 행사에서 1부에서는 현대차와 LG이노텍, 로레알, 포스코기술투자등 등 글로벌 대기업과 벤처캐피털(VC)이 진행하는 비즈니스와 투자포인트 등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소부장 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 소개, 창업과 성장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어졌다.

행사 하이라이트는 1부, 2부 연사들이 온라인으로 접수된 질문에 대해 답하는 토크 콘서트였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김영준 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 1부에서 컨퍼런스 청중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기술의 수요기업인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협력 또는 투자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업가치였다.
수요기업들, 기술완성도보다는 경쟁력과 아이디어, 마인드셋 중시


현대차그룹 오원택 책임은 “처음에는 잘 드러나지 않겠지만 스타트업의 기술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책임은 “기술경쟁력은 생산성 증대와 양산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는데 그런 기준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력하는 것을 우리 그룹의 제휴 전략으로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LG그룹의 LG이노텍 김영로 팀장은 “특히 소재기업의 경우 아이디어가 우리의 니즈와 부합해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문제는 해결할 수 있고 기술은 개발이 가능하다”라며 “부품의 경우는 시드 단계에서 간단한 프로토타입만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경쟁력은 스타트업을 아무리 들여다 봐도 정확히 알 수 없는데다 투자를 하더라도 우리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함께 할 기술보다는 해당 비즈니스가 얼마나 명확하고 구체적인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종합화장품 회사인 프랑스 로레알의 한국법인 로레알코리아 이현웅 팀장은 “제품이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아이디어를 듣고 이것으로 어떤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겠다라고 상상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특히 기업의 마인드셋이 서로 맞아야 한다. 로레알의 경우 친환경, 사회적 책임 등과 관련된 기업가치와 윤리 문제에 파트너쉽의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스코그룹의 포스코기술투자 차준식 심사역은 “소재·부품·장비 중 (들고 가서 보여주기가 어려운) 장비에 국한해서 본다면 현재 장비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 아이디어를 글로벌 메이저사에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2년 관심기술은 로봇과 친환경, 자율주행 등


김영준 서울센터 팀장은 "현대차와 LG, 로레알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2022년 제일 큰 관심을 가진 분야가 어디일까 궁금하다는 질문이 많다"며 답변을 요청했다.

먼저 로레알 이 팀장은 “친환경 재활용 기술과 그린 사이언스 소재로서 기존에 사용하던 원료와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답했다.

LG이노텍 김 팀장은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차량용 카메라로서 센서와 결합된 모델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반도체기판 사업에 필요한 재료와 장비, 용 디바이스 중에서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오 책임은 “미국의 로봇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그룹에 편입시키면서 로봇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정 로봇 모델을 타게팅해서 만드는 게 아니고 스타트업과 제휴해 고도화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2부 강연 순서에서는 친환경 플라스마 코팅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유니콘 기업으로 급성장중인 이노션테크 홍정기 대표, 세계 최초로 5G 통신용 투명디스플레이 내장형 안테나를 개발한 크리모 박존준호대표, 이차전지의 양극과 음극,전해액을 보호하는 핵심소재인 알루미늄 파우치를 국산화한 비티엘첨단소재 천상욱 대표, 5G 통신의 통화품질을 개선시키는 주파수 필터를 개발한 이랑텍 이재복 대표, 전자기파로 물체의 거리, 높이, 깊이, 속도, 온도 등을 측정해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센싱기술인 4D 이미징레이더 기술을 개발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김용재 연구소장이 창업과 투자유치, 기술개발 과정의 애환을 실감있게 토로했다.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금과옥조’ 창업과 경영 팁 쏟아져


2부 토크 콘서트에서는 기업경영에서 인사이트가 될 수 있는 유익한 조언들이 쏟아졌다.

창업준비와 IR, 자금유치 노하우, 어려움을 이겨나가면서 좌우명으로 삼았던 금언들을 아낌없이 공유했다.

이노션테크 홍 대표는 "지금은 독립된 회사 사옥을 지을 만큼 성장했지만 창업초기 1억원이 채 안 되는 자금으로 출발했다"며 "어느 기업이나 창업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금확보인데 다양한 정부지원프로그램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면서 공모 자격과 시기 R&D 과제 수행 등 지원조건을 안내한 공고문을 열심히 살펴보면서 자금조달 방법을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비티엘첨단소재 천 대표는 “스타트업은 단순히 하나 기술만으로는 벤처캐피탈을 노크조차 하기 힘들다며 경쟁사보다 낫다라는 차별성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자금이 부족할수록 사람을 잘 모아야 하고 사람에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 초기에 전후방 산업 전문가를 끌어모으는데 주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앞에서 홍 대표도 강조했지만 정부정책자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경우 기업 운영자금 외에 시설자금도 지원해주고 있고 창업 당시 중진공 경기남부지부, 회사가 소재한 경기도 화성의 기술신용보증기금 지부 등 동시다발로 정책자금 유치를 추진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현재 회사 직원이 80명이 됐고 수 백명의 가족을 책임지는 입장이 됐기 때문에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일단 방향을 잘 잡은 뒤 빨리 달려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랑텍 이 대표도 “기업을 운영하면서 ‘사업은 자기 돈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며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 IR만 200번을 넘게 했을 정도로 기보, 중진공, 창업진흥원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에 응모해 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기술개발과 특허출원에서 경기도 과학진흥원과 발명진흥원 등의 도움을 받았고 시도마다 개설된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500만원짜리 시제품 제작에 도움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허기술이 특허청의 가치평가를 받으면 특허에 질권을 설정해 자금유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깨알 팁`도 덧붙였다.
다양한 정부자금유치 적극 활용하고 ‘퇴짜에 주눅 들지 않는 맷집’ 키워야


스마트레이더 김용재 연구소장은 “센서를 설계해서 외부에서 제작하는 구조여서 연구인력이 가장 중요한 모델"이라며 "지금까지 유치한 누적투자액이 총 210억이지만 VC 수십곳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어려운 시절도 겪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한 VC로 부터 들은 말이 지금도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데 기업경영에서는 어느 스테이지(단계)의 돈이나 다 어렵다는 것”이라며 “창업할 때 1억만 있으면 될 것 같지만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어떨 때는 100억원을 손쉽게 구하기도 하고 어떤 단계에서는 1억원을 구하기가 어렵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김 소장은 "스타트업을 위해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은 예정된 일정보다 훨씬 빨리 자금유치를 위한 IR를 시작하라는 것"이라며 "자금이 연말에 필요하면 유치는 연초에 해야 하며 생각보다 빨리 생각보다 많이 준비해 놓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크리모 박 대표는 “포스텍 교수 출신들로 시작해서 기술차별화에 주력해 왔는데 학내 벤처이다 보니 100억원 어치 장비를 무상 임대받는 등 여러 곳에서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커넥션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지원사업 응모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사람을 만나고 커넥션을 통해 투자 받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부장 성공 스타트업 대표들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가면서 조언을 이어나갔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 김 소장은 “제품을 개발하고 IR도 했는데 투자을 못 받았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빨리 찾아야 한다”며 “제품 완성도 뿐 아니라 IR 완성도도 높여야 하는데 VC를 만나 퇴짜 맞는게 기분 나쁘고 힘들더라도 빨리 많이 만나는게 좋다”고 말했다.

비티엘첨단소재 천 대표는 “맷집을 키우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며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 되기 위한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1만시간의 법칙이 있는데 그 앞에는 최소한이 붙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1만시간에 3이나 8을 곱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크쇼를 진행한 서울센터 김영준 팀장은 “수요기업인 대기업들의 공통점은 보여줄 만한 시제품이 없어도 즉 아이디어 단계부터 협의 및 논의하는 부분이 열려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각사에서 주력하는 모빌리티, 자율주행센터, 반도체기판, GPU, 뷰티산업 외에도, 로봇, 메타버스, 생활 속 루틴 개선에 필요한 부분 등 주력관심 분야와 연관된 부분에도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소부장 스타트업 들이 이를 알고 혁신센터를 활용해서 대기업 등 수요기업과 연결되도록 접근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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